취업전선 "눈높이 부터 낮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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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자나 졸업예정자가 요즘 취업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만큼 어렵다.

이따금 취업박람회가 열리고 모집공고가 나붙지만 모집 인원이 적어도 너무 적어서다.지역기업들의 채용기준과 채용사례를 통해 취업난을 뚫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채용기준=지역기업체 인사관계자들이 전하는 채용기준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학교성적.일단은 우수해야 한다.대부분의 업체가 평균 B학점(평점 3.0 또는 3.2)이상 되지 않으면 서류조차 받지 않는다.

영어 등 외국어와 컴퓨터 실력도 뛰어나야 한다.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영어 실력은 토플 ·토익점수 6백∼7백점 이상을 원한다.자격증 소지 등 컴퓨터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취업하려는 직종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거나 경력이 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기업체들이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소수 전문인력’을 주로 찾기 때문이다.

경일대 취업지원과 이영목(41)씨는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려면 관련분야의 자격증을 따거나 전산 ·어학실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연구 ·관리 ·생산기술 ·무역직 40명을 뽑기 위해 20일 서류접수를 마감한 대구 달성공단 자동차부품업체인 평화산업㈜은 ▶토익 6백점 이상▶전학년 성적 B학점 이상▶전산능력을 선발기준으로 내세웠다.서류전형과 전산테스트 ·면접으로 채용여부를 결정한다.

◇인사관계자 조언=먼저 자신의 눈높이를 낮추라고 강조한다.보수가 낮거나 근무여건이 좋지 않더라도 일단 취직부터 할 수 있으면 하라는 뜻이다.

‘평생직장’개념이 없어지고 연봉제가 확산되면서 취직한 뒤 경력을 쌓고 자기 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회사로 다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평화산업 김호동(36)인사팀장은 “보수나 근무여건보다는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직장에 우선 취직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 대구은행 여직원 선발 사례

대구은행은 최근 여직원 65명을 1 ·2차 면접을 통해 선발하면서 B학점 이상만 추천받았다.대구·경북지역 대학으로부터 2배수인 1백30명을 추천받아 절반을 떨어뜨린 것이다.

주요 선발기준은 직업관과 인생관 ·용모 ·발표력 등이었다.용모와 발표력은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서비스 업종임을 고려한 기준이다.

면접관들은 다정다감한 인상에 용모가 단정한 여성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고 한다.또 고객과 말다툼이 생겼을 때 잘 해결할 수 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발표력도 중점 체크했다.

발표 ·토의과정에서 균형된 감각으로 표현을 조리있게 잘한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대구은행 이상배(李相培·52)인사팀장은 “취직하려는 직종이나 기업체의 선발기준에 맞게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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