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제조사 보조금부터 없애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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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표현명

휴대전화 보조금을 과다 지급했다는 이유로 단체로 영업정지 제재를 받은 이동통신사에서 “제조사 보조금부터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표현명(55) KT 텔레콤&컨버전스(T&C) 부문 사장은 2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27만원 보조금 규제는 대안이 아니다”며 “제조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없애고, 휴대전화 출고가를 내려야 시장이 단순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애플에는 보조금이 없다”며 “국내 제조사가 판매하는 휴대전화 가격이 국내와 해외에서 달라 통상 문제가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통신사에 사용을 약정할 때 받는 할인 외에 보조금이 없다. 애플은 새 아이폰이 나오면 이전 모델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아예 출고가를 인하한다. 그런데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국내 제조사는 국내에서만 보조금을 지급해 국내외에서 출고가와 판매 조건이 다른데, 이것이 통상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0년부터 이동통신사가 휴대전화 1대당 27만원을 초과하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단말기 제조사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해당되지 않는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한도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해 시장을 혼탁하게 했다는 이유로 방통위로부터 각각 20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LG유플러스가 지난 7일부터 오는 30일까지, SKT가 31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KT는 다음 달 22일부터 3월 13일까지 신규 가입자를 모집할 수 없다.

 표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스마트폰과 집에서 쓰는 인터넷 같은 유·무선을 통합한 KT의 인터넷기반망(All-IP) 사업 방향을 발표하며 “전용 요금제도 준비하고 있으며, 새 정부와의 합의하에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음원이나 스마트 금융 같은 서비스의 수출 계획도 밝혔다.

KT가 자회사 KT뮤직과 함께 만든 디지털 음원 서비스 ‘지니’는 현재 45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지난달 내놓은 스마트 금융 서비스 ‘모카’는 이석채 KT 회장이 다음 달 스페인에서 열리는 국제 통신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기조연설에서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모카는 다음 달 카페베네·교보문고·CU 같은 가맹점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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