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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 폐막작 '수리요타이' 는 어떤 영화?

중앙일보

입력

17일 오후 7시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을장식할 「수리요타이」는 태국의 '국민영화'로 불리는 초대작. 태국의 왕비가 조성한 15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7년에 걸쳐 완성됐다.

감독인 MC 차트리찰레름 유콘과프로듀서 ML 캄라 유콘도 왕족의 일원이다(MC와 ML은 왕실의 가문을 나타내는 약어). 왕비의 생일에 맞춰 지난 8월 17일 태국에서 개봉돼 첫주만에 2억바트(한화 약60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3개월 뒤의 입장권까지 매진돼 있을 정도로 기록적인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시대적 공간적 배경은 16세기 태국의 아유타야 왕국. 여러 왕국으로 쪼개져 있던 태국은 이때 비로소 아유타야를 중심으로 통합 왕조가 세워진다. 수리요타이는아유타야 왕실의 왕자비로 들어갔다가 놀라운 지혜와 용기를 발휘, 왕실의 내분과버마의 외침을 이겨낸다.

이야기는 1524년부터 1549년까지 아유타야 왕국에서 용병 생활을 한 포르투갈인도밍고스 데 세사스가 모국으로 돌아가 포르투갈 왕 요한 3세에게 보고한 기록에 토대를 두고 있다.

15세 소녀 수리요타이는 프라 아티타야 부왕(副王)의 아들 티엔 라자와 결혼식을 올린다. 선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물려받은 프라 아티타야는 티엔 라자를 부왕으로 임명하지만 젊은 후궁 타오 스리 수다찬은 왕권을 찬탈할 음모를 꾸민다.

마침내 왕은 독살당하고 조작된 유언에 따라 수다찬의 정부가 왕위에 오른다.

티엔 라자는 역모의 누명을 뒤집어쓴 채 수도승으로 지낸다. 타오 스리 수다찬의 전횡으로 왕국은 도탄에 빠지고 버마군의 침공이 시작되자 수리요타이는 남편을 왕위에 올려놓고 그를 대신해 전쟁터로 나선다.

3시간이 넘는 대하 드라마지만 짜임새 있는 줄거리와 스펙타클한 화면으로 지루함을 잊게 한다. 궁궐 내 암투는 SBS TV 사극 「여인천하」를 연상케 하고 장쾌한전투신은 KBS 1TV 「태조 왕건」보다 윗길이다. 2천여명의 엑스트라, 80마리의 코끼리, 70마리의 말이 등장하는 버마와의 전투 장면은 단연 압권. 태국의 궁중 풍습과전통문화를 엿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태국 왕조사에 전혀 사전지식이 없는 한국 관객들로서는 쉽게 영화에 빠져들기 어려울 수도 있다. 타이틀롤을 맡은 ML 피야파스 비롬바크디의 연기도 밋밋하며 간간이 등장하는 끔찍한 장면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한 영화배급사가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어서 머지 않아 일반 극장에서도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부산=연합) 이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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