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원 저「행정학 개론」종합적인 해설|고은 시집「해변의 운문집」세련된 이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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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나라에서 실천면으로 가장 많이 논의되고 있으면서도 또한 우리들로서는 가장 접근하기 힘든 학문의 하나가 행정학이다.
그 이유는 첫째 행정학에 대한 많은 학파가 엇갈려 있을 뿐아니라 외국의 학자들에 있어서도 충분히 정리되어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우리 나라에서는 그 가운데의 어느 하나만을 너무나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하겠고 또 하나는 행정학자들의 저작물이 너무나 무미 건조한데다 그 서술마저 이해하기 곤란하다는 점이다.
최근 이해원 교수의「행정학 개론」은 바로 위와 같은 난점들을 해소시켜주는데 의의가 크다. 이「행정학 개론」은 전문적인 연구서가 아님은 저작명에서 짐작되지만 그 서슬이 평이하여 읽은 사람으로 하여금 재미있게 읽게 하는 책이라는 데 그 특색이 있다. 둘째는 이미 크게 성장해 있는 이 학문의 현재적 상황에서, 그리고 도달된 성과를 종합해서 행정을 해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음으로써 현재의 행정학을 공정하게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다만 편제상 기획행정론의 비중이 너무나 크게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다소의 균형을 잃은 감이 있으나 그것은 저자가 이 분야를 전공하고 있다는데 그 이유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고은씨가 그 첫 시집「피안감성」을 내고 선의를 벗고 산가에서 내려와 세상소문을 자자하게 하던 일이 어제만 같다. 그 뒤 표표히 발자취를 호주에 옮겨 한라와 마라와 별도원의 파시사이에 음영하기 두어해, 이제 50유여괴의 신해진주를 캐며 화사한「해변의 운문집」에 담아내 놓았다.
그 중에도「제주만조」·「사계가」·「해연풍」·「애마 한스」·「저문 별도원」등의 시어는 가히 득의편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세련된「이미지」와 하녈 또렷또렷 해진 어휘가 괄목할 만하다. 그의 가락이 애틋하고도 사치스러움은 차라리 그의 시격의 고향이라고나 할까.
그의 시신은 요즘 그가 즐겨 말하는「로버트·프로스트」적인 경지를 엿보게 하지 않는바 아니지만 보다 현묘하고 애처로운 그의「에스프리」에「파스칼」적인 비애가 깃들여 있는 때문이리라. 그의 시의「이미 저리」는 존재하는 듯, 결여하는 듯 표묘한 감성의 역을 방황한다. 그러나 비범한 시경이야말로 과연 무어라 말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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