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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누비는 축제의 선율 서울 무대에

중앙일보

입력

런던에 있는 교향악단 중 유일하게 자기 소유의 무대와 연습실, 녹음 스튜디오를 확보하고 있는 오케스트라는? 정답은 런던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FO) 다.

뿐만 아니다. 88 서울올림픽 문화축전에 영국을 대표해 참가한 오케스트라, 포클랜드 전쟁 이후 처음으로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외국 교향악단, 카스트로 집권 이후 처음으로 쿠바에서 연주한 서방 오케스트라…. LFO의 역량을 짐작케하는 기록들이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하면 축제를 위해 임시로 결성된 교향악단이라는 뜻이지만 1983년 창설돼 92년 이후 상설 오케스트라로 자리잡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음악감독 이반 피셔) 나 LFO처럼 거의 연중 무휴로 활동하는 악단도 있다.

LFO의 역사는 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질랜드 태생으로 런던 왕립음악원과 파리음악원을 졸업하고 26세때 BBC심포니 사상 최연소 수석주자로 발탁된 첼리스트 로스 포플. 그가 런던에 있는 프리랜서 연주자들을 규합해 창단한 일종의 '벤처 교향악단'이 LFO다.

포플은 86년 LFO 예술감독직에 전념하기 위해 BBC에 사표를 낸다. 불레즈.솔티.로제스트벤스키.스베틀라노프.데이비스.마젤.하이팅크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지휘를 눈앞에서 익힌 그가 직접 지휘봉을 잡았다.

LFO가 영국 전역에 있는 성당에서 연주한'성당 클래식'시리즈는 BBC 라디오가 생중계했고 아멕스 카드와 영국석유가 스폰서로 나설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로부터 4년 후 그는 LFO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첼로를 내다 팔고 자가용도 처분했다. 여기에 기금 지원을 보탠 돈으로 그는 평소 눈여겨 봐둔 런던 사우스뱅크의 워털루역 인근의 버려진 창고 2동을 사들여 공연.리허설.녹음을 위한 공간으로 개조했다.

악단 사무실도 입주해 있는 이 건물은 1백80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주방도 갖춰 리셉션.워크숍.학술대회.포도주 시음회를 위해 대관도 한다. 또 이곳에서는 워털루역에서 통근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아페리티프(식전에 마시는 술) 콘서트'가 열린다.

LFO는 하이페리온.아르테노바.ASV.DG 레이블로 40장의 CD를 녹음했다. 그중에는 멘델스존 교향곡 전곡, 모차르트.슈타미츠.하이든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전곡, 하이든의'런던 교향곡'전곡 음반도 포함돼 있다. 또 내년 헝가리.폴란드.체코.스페인.중국.스위스.독일.중남미 순회공연이 예정돼 있다.

◇ 도요타 클래식이란=올해로 12회째를 맞는 '도요타 클래식-하모니의 세계'는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매년 후원하는 세계 정상급 악단의 아시아 순회공연. 올해는 지난 7일부터 28일까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대만.홍콩.베트남.한국.부르나이 등 9개국에서 펼쳐진다.지금까지 뉴욕심포닉앙상블.삿포로심포니.툴루즈체임버.오사카센추리오케스트라.스웨덴체임버.오르페우스 체임버.빈폭스오퍼심포니.나고야필하모닉 등이 무대에 섰다.

◇ 공연 메모=24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도요타 클래식 시리즈다. LFO의 창립자이자 예술감독.상임지휘자인 로스 포플의 지휘로 코벤트가든 오페라 주역가수 출신인 소프라노 주디스 하워드, 재미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이 협연한다. 월튼의'전주곡과 푸가', 차이코프스키의'바이올린 협주곡', 구노의'파우스트'중'보석의 노래', 슈만의 교향곡 제3번'라인' 등 푸짐한 레퍼토리를 선사한다. 02-599-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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