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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농가서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 공급 … 농업 활성화에도 한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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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덕 대표가 운영하는 아침이슬농가(아산 영인면 소재)의 작업장 모습. 이곳에서 생산되는 새송이 버섯이 올해부터 관내 학생들의 급식 식자재로 공급될 예정이다. 조영회 기자

아산시가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지난달 27일 준공했다. 지난해까지 관내 모든 초등학교와 면 단위 중학교까지 시행되던 무상급식은 올해부터 읍 단위 중학교까지 확대한다.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농산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원예농협이 주관을 맡고 아산시로부터 대행 지정을 받은 농협연합사업단이 우수식자재를 납품한다. 식자재는 대부분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이다. 농협연합사업단은 급식지원센터 운영을 위해 아산 지역 10개 단위농협이 참여해 설립됐다. 지역농산물 소비 촉진을 통한 지역농업의 활성화도 함께 도모하자는 취지다.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총 사업비는 34억3000만원이며 아산 염치읍 방현리 348 일대 2980㎡에 연 건축면적 1903㎡에 준공됐다. HACCP 기준의 전처리시설과 물류기계 장비, 저온저장고, 태양광 시설, 수발주 전산 시스템 등을 갖췄다. 앞으로 학교급식센터는 관내 학교에 친환경 식자재를 공급하는 일 이외에 식생활 교육장과 친환경 농산물 직매장을 운영해 부수익도 창출할 예정이다. 지역사회가 함께 학교급식지원센터의 물류·교육·홍보 등의 교류를 통해 학생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학교급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만섭 아산시 친환경무상급식지원팀장은 “친환경 급식 한 끼로 아이들의 식생활을 바꿀 순 없다”며 “학교급식센터에서 운영하는 식생활 교육장은 학생뿐 아니라 시민들의 식생활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키운 농산물 학생들 식탁에

지난해 12월 27일 준공된 아산학교급식지원센터 건물 외부 전경.

“우리 자녀들이 먹어야 하는 음식인데 소홀히 할 수 있나요. 품질과 위생 관리에 철저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아산 영인면에서 새송이버섯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이은덕(42)대표의 얘기다. 이 대표는 요즘 무척 분주해졌다. 그가 재배하는 새송이 버섯이 관내 학교급식 식자재로 영인농협에 납품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영인농협에서는 이 대표의 새송이 버섯을 학교급식지원센터에 보내게 되고 센터에서 새송이 버섯을 비롯해 지역 농협에서 모아진 각종 농산물을 각 학교로 출하한다. 이 대표로서는 지난해 미국 H-MART와 수출 협약을 맺은 데 이어 겹 경사다.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200t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희 농가에서는 새송이 버섯을 친환경적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이죠. 아이들에게 언제나 최고의 품질을 제공할 것을 약속합니다.”

 아산 송악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콩나물 농가를 운영하는 안복규(52)대표도 올해부터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 송악농협에서는 콩나물과 토마토 등을 급식식자재로 납품하는데 안 대표의 콩나물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콩나물은 국과 무침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쓰입니다. 학생들의 식탁에 올라가는 빈도수가 높다는 뜻이죠. 안전과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아이들이 제가 재배한 콩나물을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요.”

 영인농협과 송악농협 이외에도 음복·인주·선도 농협에서는 지역 농가들이 생산한 깻잎과 호박·상추·유기농 쌀 등의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해 학교급식지원센터에 공급하게 된다. 온양·배방 농협에서는 고구마와 오이 등의 일반 농산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무상급식 올해부터 어떻게 바뀌나

아산시는 충남 최초로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전 학년과 읍 단위 중학교 전 학년에 친환경무상급식을 실시했다. 지난해 면 지역 중학교 9개교를 포함한 51개 학교 2만1285명에게 105억3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면 단위 중학교까지 54개 학교로 확대 실시한다. 182억으로 편성예산도 늘렸다. 친환경 농산물 추가지원비 1식당 400원씩을 추가 지원한 예산이기도 하다. 내년부터는 동 지역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할 예정이다.

 그 동안 아산 지역 학교는 자체적인 심사를 통해 식자재 납품업체를 선정한 뒤 아이들에게 급식을 제공했다. 대부분 학교에서 업체의 선정기준을 아산으로 국한하지 않고 충남도 전체로 확대해 지역 농가가 소외되는 현상을 빚어왔다. 올해부터는 김치와 친환경채소 등을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 납품 받게 된다. 공산품과 육류는 그대로 기존 업체를 활용한다. 김만섭 아산시 친환경무상급식지원팀장은 “농산물의 경우 단가가 일정치 않기 때문에 급식납품업체와 지역 농민 모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젠 농민들이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지역 농협으로 납품을 하고 기존 업체는 단가가 일정한 공산품과 육류만 취급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환경 농산물은 지역 농민들과의 계약재배로 이뤄진다. 농민들에게는 시중에 납품하는 가격보다 좀 더 비싼 가격을 주고 각 학교에는 시중보다 싼 가격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거기서 발생하는 차액은 시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문제될 소지가 없다”며 “친환경 농산물은 재배과정에서 까다로운 인증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산시는 지난 15일 아산교육지원청,·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 아산사무소와 ‘학교급식 공급 농식품 등 식재료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새 학기부터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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