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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맥도날드, 중증장애인에 희망의 일터 제공

중앙일보

입력

뇌성마비 3급인 중증장애인 전바울(22)씨는 요즘 오전 6시40분이면 서울 신림동 집을 나선다.

불편한 몸으로 한시간여 종종걸음 끝에 그가 발걸음을 멈추는 곳은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 서울 신림점. 그는 맥도날드의 당당한 정규 직원이다.

지난 3일 채용된 전씨는 손님을 맞기 전 매장을 청소하며 유리창을 닦고 주방을 정리하는 등 분주하다. 문을 열면 손님 주문을 받고 햄버거를 나르면서 하루 8시간 쉴 틈없이 일하는 그는 정상인 동료와 같은 월급을 받는다.

그는 앞으로 햄버거 만드는 기술을 배워 직접 체인점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이처럼 전씨 등 뇌성마비 중증장애인 20명이 전국 17개 맥도날드 체인점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직장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던 이들은 맥도날드의 힘든 결단으로 채용될 수 있었다.

한국맥도날드(대표 신언식)는 지난 5월 장애인을 고용 중인 일본맥도날드를 시찰한 뒤 '장애인도 사회의 일원으로 대접받아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도움을 받아 4주간의 중증장애인 지원 고용 프로그램을 전국 24개 맥도날드 지점에서 시범 실시한 뒤 20명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고 8명은 본인 의사에 따라 파트타임 직원으로 고용했다.

신림점장 주미영(26)씨는 "사실 처음에는 불안했다. 그러나 요즘 장애인 종업원의 서빙을 받는 손님들 눈길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업무 능력도 일반인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애인공단 박승규(朴昇圭)이사는 "장애인의 능력과 열정을 믿고 선뜻 정식 직원으로 채용한 맥도날드의 용기는 다른 기업에도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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