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헤니 "슈워제네거 촬영 때 마다 내게 다가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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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앙포토]

"저부터 영화'라스트 스탠드'의 팬이 됐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오는 18일 개봉하는 액션 블록버스터 '라스트 스탠드'에 출연한 배우 대니얼 헤니가 LA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는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이자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영화계 복귀작인 '라스트 스탠드'에서 탈주범을 쫓아 수사망을 좁혀가는 FBI 요원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비중이 큰 역은 아니지만 날카롭고도 지적인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역이다. 대니얼 헤니는 슈워제네거 등 출연배우들과 함께 14일(현지시간) 할리우드에서 열린 '라스트 스탠드'의 월드 프리미어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은데 이어 15일에는 LA한인타운에서 아시안 아메리칸들을 대상으로 열린 시사회에서 팬들과 만났다.

다음은 대니얼 헤니와의 일문일답.

-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에 출연하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전부터 김지운 감독님을 정말 존경했다. 2005년 처음 한국에 갔을 때 소속사에서 한국어를 배우라며 건내줬던 DVD가 '달콤한 인생'이다. 말을 배우기엔 어려운 영화였지만 작품을 본 후 한동안 그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였다. 그 후로 김지운 감독님이 불러만 준다면 뭐든지 무조건 하겠다고 생각했었다. 작은 역할이지만 나에겐 큰 의미가 있었다."

- 현장에서 김지운 감독을 지켜본 느낌은.

"진짜 훌륭했다. 할리우드에서 이런 액션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한국에서보다 훨씬 어려웠을텐데도 너무나 완벽히 해내셨다. '라스트 스탠드'는 좋은 시나리오이긴 했지만 엄청나게 훌륭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김지운 감독님이 손을 대니 놀랍도록 재미있어 졌다. 기가 막힌 코믹한 장면들이 생겨났고, 액션이 정말 리얼해졌다. 대본에서 '탈범이 찬 타가 100마일로 달린다'라는 부분이 있으면 새로운 앵글과 촬영법,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로 그 장면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만들어내셨다."

- 다른 배우들과 함께 한 경험은 어땠나.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정말 많이 배웠다. 마침 영화를 촬영한 뉴멕시코가 아주 외진 따분한 곳이어서 배우들끼리는 더 잘 뭉칠수 있었다. 어려서부터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엄청난 팬이었다. 그와 같이 영화를 찍는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아놀드가 차를 타고 나에게 다가오는 장면이 하나 있었는데, 너무 신기해서 카메라가 돌아간다는 것도 잊은 채 멍하니 바라봤던 적이 있다. 포레스트 휘태커와는 함께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정말 진지하면서도 친절한 배우였다. 매번 촬영할 때마다 '대니얼, 이번 연기 어땠어? 괜찮았어? 다시 찍어야 할까?' 하고 물어보는 통에 난감했다.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 아카데미상 까지 받으신 분이!'하며 대답을 피하느라 혼났다."

-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영화 후반 옥수수 밭에서 벌어지는 액션 시퀀스다.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장면이다. 난 90년대에 '터미네이터' '베벌리힐스 캅' '리셀 웨폰' 같은 액션 영화를 보고 자랐다. 요새 영화는 그때와는 달리 CG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라스트 스탠드'는 90년대식 사실적이고 흥미진진한 액션이 가득하다. 이런게 정말 재미있었다."

- 영화에 나오는 콜벳 수퍼카를 직접 몰아본 적은 있나.

" 딱 한 번. 정말 무서웠다. 정말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 영화에서 탈주범에게 납치된 FBI요원 역으로 나오는 배우가 좀 더 좋은 연기를 위해 그 차를 미리 타서 셀프 카메라를 찍었는데 울고 불고 소리지르고 난리가 났었다. 그 정도로 무서운 차다."

- 한국과 할리우드 양쪽을 모두 경험했는데.

"경력상으로는 할리우드가 좋겠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배역의 폭은 한국이 훨씬 넓은것 같다. 한국은 배우 노조가 없어 언제까지 일해야 하는지도 모른채 잠도 못자고 쪽대본을 받아가며 일하는게 힘들긴 하지만 모두가 가족처럼 소주도 마시고 사이좋게 일하는 분의기는 정말 좋다. 할리우드는 일이 끝나면 다 집에 가는 분위기다."

- '라스트 스탠드'의 흥행성적을 가늠해본다면.

"잠재력은 충분한 것 같다.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나도 정말 궁금하다. 나 자신은 '라스트 스탠드'의 어마어마한 팬이다. 팬들도 영화 재미있게 즐겨주길 바랄 뿐이다."

LA중앙일보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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