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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딸기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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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호남의 금강산」이라 일컬어지는 한국 8경 가운데 하나인 내장산은 「봄의 백양」과 더불어 「가을의 내장」이 옛날부터 유명하다. 서릿발 치는 늦가을에 비단처럼 펼쳐지는 단풍의 잔치는 특유한 가관을 이룬다.
이 단풍의 계곡에 고무딸기(우분자)따는「내장 큰 아기」가 한결 흥겹다. 오곡이 무르익는 가을의 문턱엔 큰 아기들의 바구니 행렬이 내장으로 뻗는다. 이 내장 계곡에는 고무딸기가산중귀물로 옛날부터 이름 높다. 단풍과 단풍사이로 줄줄이 얽혀있는 덩굴과 덩굴속에 고무딸기가 솜솜하게 열려있다.
7, 8월이면 산록의 양지에 홍흑색 고무딸기가 꽃송이인양 서린다. 이 딸기는 간신을 보하고 기력을 돕는 한약제로도 많이 쓰인다. 이 지방주민들은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이것을 술로 만들어놨다.
지금은 중류이상의 가정에서만 주로 술을 만들어 귀빈의 접대용으로 또는 서울 등지의 고급선물용으로 쓴댜. 이술은 딸기에 돗수 높은 소주와 설탕을 적당히 배합, 가을에 담가두었다가 늦은 겨울부터 걸러 먹는다. 맛은 흡사 포도주와 비숫하다. 그러나 천연의 산수속에 아무렇게나 자란이 야생의 복분자술은 윈예작의 포도주와는 사뭇 다르다. 달콤하면서도 찐득한 뒷맛이 입맛을 적실때는 이미 신선주를 마시는 영역에 접어든다. 그향긋한 향취가 지금까지도 코에 밴둣 하다면 주당이마 할것인가….【정읍=이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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