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억 로또 당첨자, 당첨금 통장 2개 만든 이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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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의 기록적인 한파가 뒤덮은 2013년 1월. 신년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유명 복권방을 찾아 긴 줄을 서는 이유는 저마다 꿈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식을 줄 모르는 열기를 지난 10일 KBS2 ‘생생정보통’에서 ‘대한민국은 복권 열풍’이란 주제로 다뤘다고 헤럴드경제가 15일 보도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로또 복권이 잘 팔릴수록 바빠지는 복권방, 그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 그리고 연금복권 인쇄공장과 틈새시장인 로또복권 전문업체 등을 소개하며 복권삼매경에 빠진 대한민국을 스케치했다.

이번 방송에선 특히 로또 1층 당첨자가 출연해 화제가 됐다. 바로 40대 중반의 이기석(방송이름 박기석)씨다. 자신을 “2012년 10월 27일 추첨, 로또 517회 1등 당첨자”라고 밝힌 그는 “(당첨됐을 때) 어떻게 표현을 못 할 정도로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당첨 당시를 회상했다.

이씨가 받은 당첨금은 약 26억원. 세금을 떼고 약 18억원이 통장에 들어왔다. 이씨는 당첨금을 두 개의 통장에 10억과 8억씩 나눠 저금했다. 각각 자신과 아내의 몫이다. ‘혹시 아내가 서운해 하지 않았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그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씨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오랜 시간 병상에서 지냈다. 재활기간 동안 목욕, 배변, 먹는 것까지 모두 아내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는 당첨 직후 한 인터뷰에서 “모든 걸 포기하고 나를 지켜준 아내에게 늘 미안했는데 1등에 당첨되니 얼마나 큰 힘이 되는 지 모르겠다”며 로또 당첨의 행운을 아내 몫으로 돌렸다. 이어 “내 인생의 로또는 바로 아내”라며 “오랫동안 묵묵히 내 곁을 지켜준 아내를 위해 남은 인생을 살 것”이라고 밝혀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1등 당첨 후 두 달 반 남짓. 이 씨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그는 “당첨금으로 제일 먼저 빚부터 갚았다. 그리고 좀 더 큰 집으로 이사했다”고 근황을 밝혔다.

사고를 당해 경제활동이 힘들어져 “복권이라도 사서 작은 희망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에서 복권을 구매하기 시작했다는 이씨. 그는 “로또복권에 당첨되기 전에는 모든 것이 궁금했지만 이제는 웃으면서 로또 1등 당첨자의 생활을 얘기해 줄 수 있어 기쁘다”며 출연소감을 전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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