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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할리우드서 승리의 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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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3일(현지시간) 열린 제7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의 주역들. 왼쪽부터 톰 후퍼 감독, 앤 해서웨이(판틴 역), 휴 잭맨(장발장 역). 국내에서도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할리우드에도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열기가 이어졌다. 비운의 사내 장발장, 그리고 거리의 여인 판틴이 세계 영화계의 한복판에서 승리의 노래를 불렀다.

 13일(현지시간) 미국 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이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등 3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올해 최다 부문 수상 기록이다. 장발장 역의 휴 잭맨은 남우주연상을, 판틴 역의 앤 해서웨이는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휴 잭맨은 “촬영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장발장 역할을 포기할까 생각했었다. 곁에 있어준 아내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참한 사람들’이란 뜻의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9세기 초 프랑스 빈민의 삶을 깊게 파고들었다. 세계 4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만든 영국 뮤지컬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가 뮤지컬로 만들어 대성공시켰고,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톰 후퍼 감독이 영화화했다.

 국내에선 이미 ‘레미제라블’ 돌풍이 거세다. 지난해 12월 19일 개봉 이후 쟁쟁한 경쟁작 ‘호빗: 뜻밖의 여정’ 등을 제치고 관객 수 480만 명(13일 기준)을 넘어섰다. 종전 국내 뮤지컬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던 ‘맘마미아’(450만 명)를 뛰어넘었다.

 모든 배우가 현장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된 촬영은 두 배의 감동을 안겨줬다. 특히 앤 해서웨이의 활약이 눈부셨다. 서른한 살의 이 여배우는 삭발은 물론 11㎏을 감량하는 극한의 다이어트를 감행했다. 장발장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 가련한 여인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앤 해서웨이는 “후보로 지명된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막상 수상자가 되니 너무 기쁘다”고 생애 첫 골든 글로브 트로피를 탄 소감을 밝혔다.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원작소설도 요즘 국내 서점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서강대 박숙자(인문과학연구소) 교수는 “이 영화가 사회적 반향을 불러온 건, 비참한 현실에 대한 수긍과 그럼에도 이 현실을 뛰어넘는 새로운 미래가 오기를 간절하게 열망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골든 글로브(Golden Globe) 시상식=1943년 설립된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시상식. 영화 14개, TV 11개 등 총 25개 부문에 걸쳐 시상한다. 영화 부문은 드라마, 뮤지컬·코미디, 애니메이션, 외국영화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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