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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은 멀었어…긴 한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4월 29일 원주 1군사를 비롯하여 영주·안동·의성·군위·칠곡 등지의 지방관서와 군 시설 및 공화당 지구당을 두루 살핀 뒤 대구에 들른 이효상 국회의장은 주일 미사에 참례하고 집에 몰려든 선거구민을 피해 15원짜리 해장국으로 조반을 때운 후 곧장 공보비서관과 경호원만을 대동, 달성군 공산면 일대를 시찰-.
이 의장은 일부러 육로를 선택, 원주에서 대구까지 오는 동안에 곳곳에 차를 세워 일하는 농부나 지나가는 행인을 붙들고 농촌 사정을 직접 청취했는데 일요일에는 본격적인 「민정시찰」에 나서 부락민을 붙들고 『농지세는 물납제가 좋은가 금납제가 좋은가』 『이 부락에 지금 식량이 떨어진 농가는 얼마나 되는가』등등 몇 가지 문제를 가지고 캐물었다고. 시찰을 마치고 난 이 의장은 『농촌은 아직도 멀었어』한 마디로 평하면서 긴 한숨을 내뿜었다.
금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착수될 국회의사당은 여·야 의원과 국회사무처 직원으로 구성된 의사당건립위원회에서 몇 군데 부지답사를 끝내고 세계 각 국의 의사당 현황을 돌아볼 계획으로 진행.
의사당 건립위는 수차의 회합을 가진 끝에 의사당 부지로서 서울시 중심가를 피하고 교외로 한다는 원칙 밑에 한강 남쪽 「컨트리·클럽」주변 등 현지를 답사했는데 최종적인 부지 선정은 땅 값이 오른다는 이유로 극비에 붙여버렸다.
그런데 구 자유당 정권 말기부터 국회의사당 건립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국회의원들은 여러 차례 외국 의사당을 시찰했는데 6대 국회도 이에 빠질세라 오는 7일 현오봉 국회운영위원장·유청·이상무(이상 외유 중) 의원 등이 약 2개월 동안 일본 등 15개국의 의사당을 시찰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외유 「붐」은 끈덕지게 번져가고 있다.
정일권 국무총리는 2일 낮 한국여기자「클럽」회원 60명을 삼청동 공관으로 초치, 오찬을 베풀었는데-.
이 자리에서 정 총리는 정부고위 당국자가 국회에서나 신문기자 회견 등에서 『고려해보겠다』『검토해보겠다』『그런 방향으로 연구해보겠다』는 등등의 발언을 하는 것은 사실상 『하지 않는다』는 속셈을 점잖이 표현하는 것이고 거의 부정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검토론」에 새 해석.
정 총리는 지난 번 여기자협회의 초청만찬에 대한 답례로 베푼 이 날 오찬에서 군인·외교관·정치인 생활을 통해 어떤 생활이 가장 의의 있었느냐는 질문에 『군인은 항상 생사의 위험한 길을 헤매야 하고 우리나라 같은 가난한 나라의 외교관은 따분하기만 하다』고 말하면서 『정치를 하면서는 백발노인이 「데모」하는 것을 보고 비애를 느꼈다』고 어느 하나에도 집착키 어려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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