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업계 경영 악화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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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장비업계의 경영사정이 악화일로를 걷고있다.

지난 2.4분기에는 일부업체들이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내기도 했으나 반도체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3.4분기 들어서는 대부분의 업체들의 매출, 이익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가 고주파나 열에 잘 견디는지를 검사하는 번인장비제조업체인 테스텍은 1.4분기 70억원의 매출이 2.4분기 37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3.4분기에는 10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또한 1.4분기 16억원에서 2.4분기 5억원으로 감소했고 3.4분기에는 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테스텍 관계자는 "국내외 반도체업체들의 장비 발주가 급격히 줄어들어 영업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며 "신규 해외시장의 적극적인 개척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4분기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했던 실리콘테크[47600]도 3.4분기 들어서는 경영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4분기 54억원이었던 매출은 2.4분기 145억원으로 늘어났으나 3.4분기에는 80억원으로 다시 줄었고 영업이익 또한 2.4분기 12억원에서 3.4분기 11억원으로 다소감소했다.

반도체라인 가스공급장치 및 세정장비 전문업체인 케이씨텍[29460]은 2.4분기 123억원의 매출이 3.4분기에는 73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억원 흑자에서 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케이씨텍 관계자는 "반도체시장의 극심한 침체로 반도체업체의 장비발주에만 의존해서는 영업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매출 다변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디스플레이, 금속, 재료업체 등 다양한 발주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내의 대표적인 반도체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36930] 또한 2.4분기163억원이었던 매출이 3.4분기에는 100억원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영업이익도 거의 내지 못했다.

삼성증권의 이도훈 연구원은 "내년에도 세계 반도체업체들이 대부분 설비투자를 축소할 계획이어서 장비업계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며 "반도체경기가 바닥권을벗어나고 반도체업체들의 투자가 재개되는 시점에서 장비업체들의 경영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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