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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말리 사흘째 공습…반군 간부 사망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의 미라주 전투기들이 13일(현지시간) 서부 아프리카 말리의 반군을 사흘째 공습했다. 1년9개월간 계속돼 온 말리 내전에 대한 서방의 첫 군사적 개입이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날 “반군이 퇴각할 때까지 공격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전으로 확대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은 수송기와 군수품 지원을 약속했고, 미국은 무인 정찰기와 공중 급유기 파견을 검토 중이다. 세네갈ㆍ나이지리아 등 15개 국가로 구성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3300명 규모의 병력을 규합해 말리의 반군 소탕을 돕기로 했다. 이들 국가도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AQIM)’와 같은 무장 이슬람 세력이 아프리카에서 확산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구 약 1500만 명의 말리는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뒤 동북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 투아레그족 무장 단체가 분리 독립을 주장해왔다. 이들은 2011년 리비아 내전 때 유출된 무기를 대량으로 확보했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AQIM’도 이에 가세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군사쿠데타가 일어난 틈을 타 북부 지역을 장악한 뒤 점령지를 차츰 넓혀왔다. 국제사회에서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의 과격 이슬람 세력의 확장을 걱정해 왔다.

프랑스의 군사 작전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수일 전까지도 말리 정부군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전투 참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11일 밤 전투기와 헬기 등을 동원해 반군 기지와 수송 차량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말리 정부군은 프랑스군의 공중지원을 받아 반군에 빼앗겼던 중부 거점도시 코나를 하루 만에 탈환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이슬람 반군 안사르딘 고위급 지도자 중의 한 명인 이야드 아그 갈리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리에는 약 6000명의 프랑스인이 거주하고 있다. 말리의 군 관리는 최소한 수십 명, 많게는 100명 이상의 반군이 프랑스의 공습과 말리 정부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외신에 밝혔다. 교전 중에 프랑스 헬기 조종사 1명이 숨졌다.

◇프랑스 테러대비 강화 나서=말리의 최대 반군이자 알카에다와 연계된 급진 이슬람단체 ‘안사르 딘’ 측은 프랑스의 군사 개입과 관련해 “프랑스 국민들이 쓰디쓴 결과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보복을 다짐했다. 이에 따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테러 위협에 직면해 빌딩과 교통망에 대한 감시 등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프랑스의 경계경보 시스템 ‘비지피라트(Vigipirate)’는 하양ㆍ노랑ㆍ오렌지ㆍ빨강ㆍ진홍 등 5가지 색깔로 위협 정도를 표시한다. 프랑스는 2005년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 이후 위협 수준이 두 번째 높은 빨강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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