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올해 10만 가구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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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서울 대치동 청실 아파트 재건축 단지가 2월 일반분양을 앞두고 기초공사 중이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울·수도권 무주택자라면 올해가 기회가 될 것 같다. 지난해에 비해 분양 물량 자체가 크게 늘어나는 데다 인기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가 적지 않다. 분양가 인하 바람 역시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내 집 마련 기회로 삼을 만하다.

 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 결과 올해 전국 300여 개 사업장에서 23만3400여 가구가 분양될 전망이다. 이 중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 몫을 제외한 19만8500여 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지난해 공급 물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일반분양 예정 물량의 50% 정도인 10만 가구가 서울·수도권에서 나온다. 지난해(5만3000여 가구)의 두 배에 이른다. 반면 지방은 지난해보다 4만여 가구가 준 9만8000여 가구가 분양될 전망이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진흥실장은 “분양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곳도 적지 않아 분양 물량은 늘거나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대치동 대치청실 등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희소가치가 커지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대거 나온다. 기존 도심에 있어 교육·교통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게 장점이다. 강남권 신도시인 위례신도시에서도 신규 분양이 이뤄진다. 올해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가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 2700여 가구를 분양한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남양주 별내지구, 인천 송도지구 등지에서 분양이 이어진다.

 동탄2신도시에서는 8개 업체가 상반기 7000여 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방에서는 정부부처 이전이 본격화하는 세종시와 부산·대구 등지에 분양 물량이 집중돼 있다. 세종시에서는 중흥건설·호반건설·EG건설 등이 분양에 나선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 정연식 상무는 “전반적으로 주택시장이 좋지 않지만 위례신도시나 동탄2신도시 등지는 대기 수요가 많아 올해에도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8월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에서 내놓은 중대형 아파트는 청약 1순위에서 최고 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새 정부가 주택 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고 분양가 인하 바람도 확산될 전망이어서 인기 지역에 청약하려면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수요가 준 중대형보다는 중소형(전용면적 85㎡ 이하)을 공략하는 게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수도권 공공택지 중소형은 지난해 전매제한 기간이 확 줄어 재테크 여지도 커졌다. 중대형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 가입자는 해당 단지 입주자모집공고 전까지 감액하면 바로 중소형에 청약할 수 있다.

 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청약하려는 주택 규모에 맞게 미리 예치금(서울 기준 전용면적 85㎡ 이하 300만원, 85~102㎡ 이하 600만원 등)을 넣어둬야 한다. 동탄2신도시 등 규모가 큰 공공택지의 경우 해당 지구 내에서도 입지 여건이 제각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가구 수나 아파트 브랜드도 집값에 영향을 미치므로 청약 때 고려해야 한다”며 “과거처럼 집값이 급등하기 어려우므로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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