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가입자에게도 문자 … 6월부턴 돈 내야 전송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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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굳이 분류하자면 기자는 ‘슬로 어답터(Slow-adopter)’에 가깝다. ‘레이트 어답터(Late-adopter)’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새로운 기술에 열광하고 남보다 먼저 써보는 데에 만족하는 ‘얼리 어답터(Early-adopter)’와는 다른 유의 인간들이다. 주변에서 10명 중 3명 이상은 써야 “한번 써 볼까”하는 마음이 든다. ‘조인(joyn)’ 애플리케이션(앱)도 이번에야 설치했다. 조인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문자메시지(SMS·MMS), 채팅, 파일 공유 등을 결합해 내놓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쉽게 말하자면 이통사가 내놓은 ‘카카오톡’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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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은 지난해 12월 26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애플 아이폰용 앱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지난 주말까지 가입자는 약 80만 명이다. 이 속도라면 이번 주 안에 1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카카오톡이 가입자 100만 명을 모으는 데 6개월 걸린 것에 비하면 이용자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 구글플레이는 물론 T스토어·올레마켓·U+스토어 등 통신사 앱 장터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다.

 앱을 설치하고 약관에 동의한 뒤 조인을 실행해 먼저 주소록을 확인했다. 지인 몇 명에게 녹색 점이 표시돼 있다. 조인에 가입한 이들이다. 초록은 동색이다. 슬로 어답터 언저리에서 얼리 어답터를 찾기란 쉽지 않다. 정보기술(IT) 관련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을 빼고 나면 일반인 중 녹색 마크가 있는 이들은 가뭄에 콩 나듯 있다. 그런데 녹색 마크가 없는 이에게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상대방은 문자메시지의 형태로 받는다. 일반 휴대전화(피처폰) 이용자에게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톡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다.

 이통사에서 내세우는 조인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한시적(5월 말까지)이긴 하지만 ‘문자 메시지 무료’라는 점이다. 비사용자에게 보낼 때도 무료라 건당 20원 정도의 돈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해외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요긴하다. 무선인터넷(WiFi)에 접속한 상태라면 조인으로 주고 받은 메시지에 대해서는 비싼 데이터 로밍 비용이나 문자 메시지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 한 번에 100메가바이트(MB)까지 파일 전송도 가능하다. 물론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파일 전송 등으로 데이터를 사용하면 요금을 내야 한다. 사진을 보내려 했더니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화면이 자동으로 떠서 작게, 또는 크게 조절해서 보낼 수 있었다. 그 밖에 통화하면서 이용자끼리 영상과 사진·위치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이 있다지만 영상 통화도 잘 하지 않는 장삼이사(張三李四)에게 큰 매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슬로 어답터에게는 연계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조인의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주말 밤 늦은 시각에까지 ‘OOO 게임에 초대한다’는 카카오톡이 날아왔다. 카카오톡용 대박게임이 나올 때마다 ‘카톡’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하트 받기 싫어서 애니팡 가입해 차단 기능 설정했다”거나 “게임 초대 메시지가 시도 때도 없이 날아와 아예 카카오톡 앱을 지웠다”는 이들도 있다. 조인은 메신저 기능에만 충실하다.

 올 6월부터는 이용료를 물린다는 것이 가장 걸리는 부분이다.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의 절대 강자였던 ‘프리챌’은 유료화 이후 급속히 무너졌다. 유료화에 대한 이용자 저항감을 극복할 수 있는 조인의 ‘필살기’가 아직은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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