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주택시장 점차 회복 전망 … 전세는 상승세 계속 이어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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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이
A+리얼티 리서치 팀장

2013년 새해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올 한 해는 새 정부가 출범하고 세종청사 시대가 본격 개막되는 만큼 주택시장의 중장기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주택과 토지시장에서 핫키워드가 된 세종시의 열기는 2013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10개 혁신도시로 114개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해당지역은 주택 구입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인구 유출만 경험했던 지방 도시에서 인구가 유입될 만한 대형 호재가 생기다보니 부동산시장도 오랜만에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초기에는 공무원들의 이동이 가족 단위가 아닌 홀로 이동일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의 급등세는 기대하기 힘들다. 중장기적으로 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진 뒤에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어 부동산시장도 이 같은 흐름과 함께 할 것으로 보여, 올해는 초석을 다지는 기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리먼사태 이후 4년 여 동안 조정기를 거쳤기 때문에 회복세가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기대감도 있다. 건설산업연구원과 주택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주택시장은 수도권의 경우 점차적으로(하반기 들어) 회복될 것으로, 경제 회복 여부에 따라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예상했다.

전세시장은 올해 역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다.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주택을 매매하는 것보다는 임대로 거주하려는 경향이 확산되어 전세 물건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 또 저금리로 인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어 이래저래 전세가격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향후 수도권의 매매와 전세가격의 격차가 좁혀진다 하더라도 매매로 쉽게 수요가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집을 사야한다는 당위성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 경기침체로 인한 소득 감소와 일자리 불안, 인구 구조 변화와 해외부동산 급락 등에 따른 공포심리 때문에 실수요자라 하더라도 주택 구입을 머뭇거리게 한다.

부동산시장을 중장기적으로 어둡게 보는 데에는 인구구조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생산가능인구(15세~64세)가 감소하고 가구 수가 줄어든다는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다. 인구 및 가구 구조의 변화는 중장기 주택시장을 진단하는 주요 자료임에는 틀림없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평균 가구원수 감소는 주택시장의 수요패턴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인 가구라 하더라도 젊은층의 독립가구가 아닌 노년층의 1인 가구 증가폭이 클 것으로 보이므로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급격히 추락할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오히려 월세가 나가는 소형주택(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보다 건강, 레저를 챙길 수 있는 도심의 소형아파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최근 발표한 기획재정부 자료에서도 실제로 고령화로 인한 베이비부머들의 부동산 처분이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과 인구 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선진국에서도 집값 상승을 경험한 점을 들어 낙폭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의 변화는 수요의 양극화다. 앞으로 소득이 양극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부동산 수요도 입지에 따라 양극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3~4년 후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며, 소득증가에 따른 고급주택 수요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 수요 혹은 주거 서비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존 주택의 50% 이상이 아파트이고, 아파트의 70% 이상이 1990년대 준공된 아파트여서 1기 신도시를 비롯한 1990년대 준공된 다수 아파트의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재건축보다는 고쳐 쓰는 문화가 일반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민이 A+리얼티 리서치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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