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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순천 꼬둘박이 (인삼 김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쌉쌀하면서 쓴맛은 목침을 굴리며 구미를 돋운다. 도라지와 똑 같은 모습을 한 꼬둘박이 뿌리는 먹어 보지 않고는 상장조차 할 수 없는 은은한 맛이 있다.
예로부터 글방 샌님들이 즐겨 먹어왔다는 「꼬둘박이 김치」 (일명 인삼 김치)는 식욕을 돋우며 「소화제」로서도 특효를 갖는다. 흡사 인삼처럼 생긴 탓으로 불리는 인삼 김치라고도 불리는 꼬둘박이는 물 좋고 산좋은 남단의 소강남을 찾는 풍류객은 으레 진품을 찾을 줄 안다.
옛날에도 한양 선비들이 화순의 두부와 순천의 꼬둘박이 맛을 보겠다고 보따리를 짊어지고 찾아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이조시대에 이곳에 「귀양살이」 온 많은 선비들이 즐겨먹었다는 구전도 있고-.
「꼬둘박이」는 이 고장에서만이 나는 특산물. 깊은 산 속에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 누가 일정하게 생산하지도 않았다.
산비탈이나 밭두렁에서 자라며 가을이면 팔자 좋은 처녀들의 바구니에 담겨져 찾아든다.
그러나 지금은 대량 생산을 위해 시험포를 만들어 재배하기도 한다.
10여일을 물에 담갔다가 생강을 찧어 갖은 양념과 알맞게 비벼진 그 쌉쌀한 맛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든다.
가을에 담갔다가 이듬해 늦은 봄철에 식탁에 선을 보일 때 향긋한 냄새와 개운한 맛은 다른 지방의 「딱지」나 「도라지 김치」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입맛을 돋우어 봄철의 식탁에 사랑을 독차지하는 일미-.
뭐니뭐니 해도 순천의 진미는 삼삼한 맛에 눈이 감기는 「꼬둘박이」에서 찾아진다. 【순천=노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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