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진필중.이승엽 거취 등 스토브리그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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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한국시리즈는 두산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장외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는 스토브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31일 2001년 한국프로야구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의 기자단 투표가 실시되는 것을 비롯해 11월2일에는 자유계약선수(FA) 및 해외진출 자격선수에 대한 KBO의 공시가 이루어지고 각 구단은 연봉협상과 트레이드에 돌입할 전망이다.

스토브리그의 초입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진필중(두산)과 이승엽(삼성)의 해외진출 여부. 지난 95년 프로데뷔했던 진필중과 이승엽은 올해까지 7시즌을 꼬박 채워 해외진출 자격을 얻게 됐다.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소방수' 진필중과 '비운의 홈런왕' 이승엽은 나란히 해외진출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둘 모두 일본보다는 본고장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이 내년시즌 빅리그에 설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진필중의 경우 소속팀 두산에서 해외진출을 돕겠다는 방침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트레이드를 요청한 미국이나 일본 구단이 나서지 않고 있다.

강건구 두산 사장은 "본인이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만큼 진필중을 데려갈 구단을 적극 물색해 보겠다"고 밝혔다.

진필중과 달리 이승엽은 구단측이 반대하고 있다.

10시즌을 뛴 후 자유로이 팀을 옮길 수 있는 FA와 달리 해외진출 자격선수는 반드시 구단의 승인이 있어야 이적이 가능하다.

이승엽은 지난 17일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사무국으로부터 선수신분 조회를 요청받았으나 신필렬 삼성 사장은 "팀의 주축선수이기 때문에 이적을 허용할 수 없다"며해외진출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때문에 올 겨울 이승엽이 해외진출을 위해 삼성 구단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1월2일 발표되는 FA 자격선수는 김인호, 전준호(이상 현대), 최창호(LG), 김민재(롯데), 이호성(기아), 김원형(SK) 등 총 8명이다.

FA 시행 3년째인 올 해는 99년과 지난 해에 비해 눈에 띄는 대어가 없는 형편이지만 그나마 올시즌 9승9패, 방어율 4.37로 재기에 성공한 투수 김원형이 관심의 대상.

그라운드의 열전은 한국시리즈 6차전으로 끝났지만 장외에서 펼치는 구단과 선수간의 스토브리그는 겨우내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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