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시장 열기 급속도로 식어

중앙일보

입력

상반기 후끈 달아 올랐던 법원경매시장이 급속도로 식고 있다. 법원 경매시장 과열양상 속에 경기 불안감이 겹치면서 상당수 수요자들이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타격이 큰 것은 아파트. 응찰자들이 몰려 한때 최초 감정가 이상까지 치달았던 낙찰가율(최초 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요즘 80%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때를 역이용해 경매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권하고 있다.

경매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엠테크(http://www.moneytechi.com)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1.22%로 8월(90.3%)보다 9.08%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들어 최저치를 보인 지난 1월의 81.11%에 비해 불과 0.11% 포인트 높은 수치다.

엠테크 신태수 사장은 "미국 테러사태 여파가 법원경매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이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랐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린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서울지역 경매시장에 새로 선보인 신규 물건도 계속 줄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1백75건이 유입돼 지난 4월(1천6백28건) 이후 다섯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체 경매물건도 5월(8천4백52건) 이후 넉 달째 계속 줄어 지난달에는 1천2백19건에 그쳤다.

유승컨설팅 강은현 사장은 "신규물건의 감소와 낙찰가율 하락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경매시장 과열과 경제 흐름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신중한 투자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를 낙찰해 수익을 높이려면 전체 부동산시장을 읽고 입찰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하나컨설팅 백준사장은 "저밀도지구에 접한 곳에 있는 아파트는 낙찰가격이 감정가의 90%선에 육박하는 경우가 많아 지구에서 약간 떨어진 지역의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고 권했다.

손용태 기자 sy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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