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에 치일 뻔한 어린이|「횡포운전병」에 실려가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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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달리는 차에 치일 뻔한 어린애를 홧김에 싣고 가다가 파출소에 인계했다는 군「지프」운전병과 인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경찰의 엇갈린 주장 속에서 실종된 어린이의 부모만 아이를 찾지 못해 발버둥치고 있다.
▲사건경위=지난 9일 하오 2시쯤 서울 마포구 아현동 425의 26(10통 2반) 소덕영(40·공무원)씨의 3남 용호(5)군이 옆집에 사는 김춘흥(46·상업)씨의 아들 진배(6)군과 함께 아현국민학교에「미끄럼」타러간다고 집을 나가 아현동 마포경찰서에서 얼마 안 떨어진「행화이발관」앞길을 건너려다 마포에서 서대문 쪽으로 가던 공군「지프」에 치일 뻔한 것을「지프」운전병이 차를 급정거 시켜 진배군은 골목길로 달아나고 겁에 질려 울고있는 용호군만을 차에 싣고 가버린 데서 발단됐다.
이날 하오 2시20분쯤 집에 돌아온 진배군의 이야기를 들은 용호군의 가족은 마포경찰서 직할파출소에 신고하는 한편 용호군의 아버지 소덕영씨는 현장을 목격한 행화이발관 종업원 김윤재(20)군과 삼창정육점원 김동영(40)씨의 말을 좇아 용호군을 싣고 간 공군「지프」가 공군본부 B-1정훈감실 황모 대령을 용산 정구장에 내려 주고 수색 쪽으로 가던 차라는 것을 확인, 운전병 원부일 상병을 찾아 그런 사실을 확인했다.
▲운전병의 주장=운전병의 상병은 11일 하오 아들을 찾아내라는 소씨에게 자기는 그날 홧김에 용호군을 싣고 간 것은 사실이나 용호군이 하도 울고 내려달라고 보챘기 때문에 신촌 「로터리」쯤 가서 되돌아 나와 부근에 서있는 교통순경에게 파출소가 어디냐고 물어 인근 서대문경찰서 대현파출소에 내려주고 황모 대령의 사복을 가지러 수색으로 갔다고 밝히고 ①그때 파출소에는 사복 차림의 청년 3명이 있었으며 ②용호군을 내려놓고 나서 공군정훈감실 근무 모 중위를 태워줬다고 주장했다.
▲경찰 측의 주장= 그러나 경찰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 9일 당직인 홍 순경과 송찬규 순경이 분명히 그 시간에 근무했다고 밝히고 홍 순경 자신도 원 상병으로부터 용호군을 인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공군본부도 이 사실을 중시하고 여태껏 헌병대에서 수사하던 것을 공군본부 조사계에 전담시키고 용호군의 행방에 대한 수사에 나서고 있으나 12일 상오 현재 용호군의 소식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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