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과감한 투자·자율 축구로 V수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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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이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우승컵을 안을 수 있었던 건 구단의 과감한 투자 덕분이었다.

정규리그 준우승, 슈퍼컵 2위,아디다스컵 준우승. 지난 시즌 성남은 스타군단 수원과 조직력의 안양의 기세에 눌려 성적표에 온통 2등뿐이었다.

2등 꼬리표 떼기 작업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직후 시작됐다. 성남 구단은 스트라이커 부재가 만년 2등의 주된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스트라이커 영입에 나서 국내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던 샤샤(29)를 데려왔다.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 국내 프로축구 사상 최고액인 2백20만달러(약 28억6천만원)를 들였다. 샤샤는 수원에 있을 때만큼의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막판 연속골 등 시즌 10골을 기록, 골잡이 역할을 해냈다. 시즌 중에는 브라질 출신 이리네까지 들여오면서 공격 라인이 대폭 강화됐다.

신문선 중앙일보 축구해설위원은 "국내 선수들은 기량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훌륭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느냐에 전력차가 달려 있다"며 "성남의 과감한 투자가 우승을 만들어낸 셈"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멤버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팀의 맏형인 신태용(31)이 미드필드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며 팀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또 샤샤가 부진할 때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장신(1m92㎝)의 황연석이 충실히 공백을 메웠다.

차경복 감독의 '자율축구'도 우승에 한몫 했다. 차감독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두터운 선수층을 가진 팀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자신감만 불어넣어주면 잘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주변의 훈수에 신경쓰지 않고 선수들을 믿었던 게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성남은 올시즌 시작 전에 종교적 문제로 연고지를 옮기라는 압력에 부닥쳐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으나 선수단이 똘똘 뭉쳐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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