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탁구돌’ 정영식 … 베테랑 오상은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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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탁구 아이돌’이 녹색 테이블의 반란을 일으켰다. 한국 탁구 기대주 정영식(21·KDB대우증권·사진)이 5일 끝난 전국종합남녀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베테랑 오상은(36·KDB대우증권)을 4-3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정영식은 고교 시절부터 김민석(21·KGC 인삼공사), 서현덕(22·삼성생명)과 함께 ‘신예 트로이카’로 주목받았다. 특히 잘생긴 외모 덕에 ‘꽃미남 탁구돌’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그는 2011년 세계선수권 남자복식에서 김민석과 짝을 이뤄 동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1월 세계선수권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서는 17승1패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세계랭킹순에 따라 주어지는 런던 올림픽 출전권은 얻지 못했다. 이후 주춤했다. 김민석·서현덕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자 한국 탁구 미래 위기론도 불거졌다.

 정영식은 이를 악물었다.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어린 선수들의 부진을 지적한 기사를 찍어 설정해놨다. “선배들에게 못 미친다는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했다. 나부터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면서 “김택수 감독님의 조언에 따라 내 고집을 꺾었다.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철저하게 배우고 연습했다”고 했다.

 약점이었던 서브와 포어핸드 공격을 보완한 정영식은 자신감을 찾았다. 이번 대회 16강에서 유승민(31·삼성생명)을 4-3으로 꺾은 뒤, 8강에서 김민석을 4-2로 눌렀다. 이어 지난해 11월 열린 최강전 8강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이정삼(29·에쓰오일)을 4-0으로 완파한 뒤, 오상은마저 제압했다. 김택수 KDB대우증권 감독은 “영식이가 원래 연습벌레인데 더 독해졌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68위인 정영식은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더욱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내년 아시안게임을 위해 올해는 중요한 한 해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종합선수권 우승도 했으니 더 큰 목표를 갖고 도전하겠다”고 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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