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못 소재, 가까운 山 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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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조각과 원인종(45) 교수의 초대전이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11월 4일까지) . 선화랑 제정 제15회 선미술상 조각부문 수상기념전이다.

전시에선 알루미늄과 못 등으로 관악산, 치악산, 청계산 등의 조망을 표현한 조각을 보여준다.

산의 지형을 나타낸 작품 위에 날카로운 칼날이 떨어지는 장면을 자석을 이용해 연출하거나 산의 단면도와 작가자신의 인체윤곽을 병치시킨 작품 등이다.

예컨대 '몸-산'은 알루미늄 판 위에 작은 못 수만개를 촘촘히 박아 산을 만들었다. 그 밑에는 사격장 표적판 같은 몸형태를 옆으로 매달았다.

못이 박힌 산은 멀리서보면 비로드천처럼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날카로운 못들의 집합체다.

산과 몸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음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과천의 초입인 남태령에 21년째 살면서 남태령의 파괴와 변화를 작품으로 표현해왔다.

산을 주제로 택한 데 대해선 "제가 무슨 환경보호주의자는 아닙니다. 다만 산을 표현하는 것은 곧 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고 한다.

관악산에 매일 오른다는 작가는 "관악산에 올라 청계산을 보면 산이 도시에 포위된 채 섬처럼 고립돼 떠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런 느낌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고 말한다.

당초 추상에 가까웠던 작품경향이 점차 사실적으로 변화하는데 대해선"어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편하게 작업하다보니 생긴 변화"라고 설명한다. 02-734-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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