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마라톤] 시각장애 송경태씨 "풀코스 도전위한 첫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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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은 정상인보다 두 배 이상 열심히 살지 않으면 사회의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앞이 안보이는 송경태(40.전주시각장애인도서관장)씨가 마라톤에 도전한다. 사실 송관장에게 5㎞ 마라톤 코스 출전을 도전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1982년 군복무 중 수류탄 폭발사고로 두 눈을 잃은 송관장은 이미 여러번에 걸쳐 자기만의 혹독한 시험을 치른 바 있다. 99년 6월부터 2개월에 걸쳐 정상인이 차를 타고도 힘이 드는 미국 대륙을 횡단했다. 그는 무려 23개주,2천2㎞를 걸었다.

지난해 8월에는 한라산 정상에 올랐고 지난 5월에는 세계적인 난코스 거벽으로 알려진 캐나다의 스쿼미시 암벽 등반에도 도전했다. 스쿼미시 거벽 중에서도 수직 높이가 7백m에 달해 가장 힘들다는 치프봉이었다.

그는 네시간 동안의 사투끝에 누구의 도움도 받지않고 로프 하나에 매달려 죽음의 봉우리를 정복했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운 송씨에게 중앙일보 하프마라톤은 목표 달성을 위한 1차 시험무대다.

지난 4월 전주 국제마라톤대회에서 21㎞를 뛰었지만 피로와 다리 통증 후유증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5㎞에 출전했다. 마라톤 완주는 하루 아침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송관장은 "내년 대회 때는 10㎞ 부문 등으로 차차 늘려 3년 후쯤엔 완주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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