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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동·남·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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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구표면의 거의 4분의3이 바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군사력 균형에 있어서 제해권의 장악여부가 갖는 비중을 입증해 주고 있다. 특히 현대와 같이 무서운 파괴력을 가진 핵무기를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적에게 퍼부음으로써 적의 대량보복을 최소한으로 줄이는데 전쟁의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 해군의 임무는 실로 중대한 것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한국평화를 유지하고 국민들을 적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데는 우리 해군의 역할이 극히 중요한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북괴 측이 함선 총1만4천「톤」과 현역해군 약 7천명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정도의 북괴 측 해군력은 함선 총 5만5천「톤」과 해군병력 약 1만7천명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해군력에 비해 수적으로도 너무나 열세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시야를 약간 넓혀 보면 이 정도의 수적 우세만으로 자만할 수 없는 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현재 동해에는 1백20척 가량의 소련 잠수함들이 출몰하고 있고, 황해에는 32척의 중공 잠수함들이 우글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북괴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소형쾌속선인 PT「보트」가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주한 미 해군사령관 「매클로리」해곤 소장은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함선들은 북괴에 비해 거대할 뿐 아니라 대형 함포를 장비하고 있어서 이들이 공격해 오는 경우 이를 격퇴하는 것은 쉬울 것이며 해안「레이더」망을 강화시키고 있어서 방비상태는 만족한 것이라고 「매」장군은 덧붙였다. 현재 한국에 있는 미 해군 사령부에서는 한국 해군에 대한 고문 및 연락 업무만을 맡고 있을 뿐 실질적인 해군력을 상주시키고 있지 않으며 때때로 미7함대 소속의 함정들이 우리 해군 기지에 기항하여 한·미 해군간의 공동작전을 연습하고 있을 따름이다. 따라서 주한 미 해군의 역할은 주로 총체적인 작전계획·지원 및 7함대와의 연락 업무에 국한되고 있다.
육로로 자유세계와 단절되어 있는 한국을 유사시에 방어하는 임무의 주요부분은 7함대가 맡고 있다. 세계제일을 자랑하고 있는 미제7함대는 서태평양 일대의 3천만평방「마일」해역을 초계하면서「아시아」대륙에 대한 경계를 하고 있다.
1백50척의 함정, 7백대의 비행기 및 7만여명의 해군과 해병으로 구성된 이 거대한 「움직이는 요새」는 30「노트」이상의 속력을 가진 주력함을 보유하고 있어서 2일 이내에 「베링」해와 남극, 그리고 일부 변경선에서 인도양에 이르는 지원 해역의 어느 곳에나 급파될 수 있다는 놀라운 기동력을 갖고 있다.
우리 해군의 능력에 관한 질문을 받은 「매클로리」사령관은 『한국 해군이 우수한 전투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특히 초계, 대잠수함 전술 및 기뢰작전에 있어서 대단히 우세하다』고 말하고 이어 현재 수척의 한국 해군함정이 월남에 가 있지만 전쟁이 발생할 경우 한국해역으로 돌아와 한국전선을 지원할 것이며 필요할 경우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7함대도 적절한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다짐하였다. 무력균형상의 우세가 전쟁의 촉발을 막는다는 원칙이 예의를 낳지 않는 한 이와 같은 해군력의 우세는 한국평화 유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장두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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