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월드컵 성공을 가꾸는 사람들(2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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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홍 월드컵조직위 인력과장.

"자원봉사가 월드컵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인 만큼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2002 월드컵축구대회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자원봉사 업무를담당하는 김 홍(51)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 인력과장은 1만6천여명에 달하는10개 월드컵 개최 도시별 자원봉사자 선발을 끝내놓고도 한숨 돌릴 겨를이 없다.

관중안내, 통역, 수송, 미디어, 전산 등 자원봉사 파트별 직무.소양교육이 본격화하기 전에 파트별 구체적 근무지를 지정하는 배치업무를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 즉 뽑힌 통역요원을 수요에 따라 미디어, 의전, 외국관광객 안내 등 해당 분야에 골고루 배분해야 하고 관중안내요원도 경기장 남쪽 1문, 북쪽 3문 등 근무지를자세히 지정해야 한다.

통역요원의 경우 해외연수를 다녀온 대학생에다 상사 주재원과 외교관 경험을거친 '알짜'들이 대부분이어서 언어구사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그렇다고 마음내키는대로 근무지를 지정하는 것은 직무유기여서 또 한번 '홍역'을 치러야 한다는 게 김과장의 설명이다.

그는 미세한 수준 차이와 업무의 난이도를 고려,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작업이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27일 개최 도시별로 치러지는 자원봉사자 발대식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97년 월드컵조직위 출범과 함께 자원봉사 수요 파악, 모집, 선발 업무의 중심에섰던 그의 가장 큰 보람은 별다른 잡음없이 자원봉사요원을 선정했다는 것. '선발 과정에서 입김이 작용했다', '자의적이었다' 등 불필요한 오해와 항의를사지 않기 위해 외부 인사를 서류심사와 면접 위원으로 초빙했고 그 결과 공신력을갖추었다는 평을 얻었다.

또 선발된 자원봉사자의 수준과 의욕도 생각보다 훨씬 높고 무엇보다 유경험자들이 많은 것도 보람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가 '월드컵의 꽃'인 자원봉사 업무를 빈틈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은 이 분야베테랑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서 10여년 넘게 아동.노인 등 복지 업무를 맡아오면서 자연스럽게자원봉사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인맥도 형성했다.

축구에 대해 전혀 모른채 월드컵조직위에서 일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축구 규칙도 공부하고 TV를 통해 축구경기도 즐겨본다는 김 과장은 "자원봉사 업무가나한테 맡겨진 점에 대해 무한한 영광을 느낀다"며 "대회 막이 내려질 때까지 온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자원봉사는 대회 성패의 열쇠이고 국민통합의 역할을 하면서 예산절감 효과도 가져다 준다"며 "적접 뛰는 자원봉사자는 물론 국민들도 이 같은 자원봉사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인식해야 역사에 남을 훌륭한 월드컵을 치를 수 있을것"이라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박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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