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출판] '의무가 먼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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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과 리더십은 요즘 세상에서 활개치는 화두다. 『의무가 먼저다』는 비교적 양질의 장교를 배출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 육군사관학교, 이른바 웨스트포인트를 무대로 젊은이들이 어떻게 리더로서 만들어지는지를 자세히 살핀 책이다.

리더의 요체를 "의무가 먼저"라고 명료하게 설파하지만 내용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책은 동양적 전인교육의 이념인 지(知) .덕(德) .체(體) 의 균형적 발전을 거듭 강조하는 데 머물고 있지만 배경으로 삼고 있는 현장이 웨스트포인트인데다 훈련 과정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어 재미를 부른다.

이는 저자 에드 루게로가 웨스트포인트 출신이며 생도를 가르친 교수를 역임했고, 웨스트포인트의 리더십 실체를 알기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와 꼼꼼하게 현장을 관찰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책은 미 육사의 신입생도들에서 위로는 교장에 이르기까지 각 인물들이 리더십 함양을 위해 간직한 사고.행태의 단면을 들여다 보면서 리더의 자질, 리더와 부하의 관계, 리더십의 유형 등을 제시한다.

아울러 저자는 웨스트포인트 리더십 교수그룹이 리더 개발의 기본 요소를 '훌륭한 인간'으로 삼고 있으며 이에 도전과 지원.평가.반성과 '실패할 자유'의 기회가 주어져야 함을 강조한다고 소개한다.

입교 때 얼이 빠져 있는 신입생들의 모습, 생도 기초훈련의 시작과 전투훈련을 통한 리더십의 경험, 1학년 교육을 담당한 2학년 생도의 고민, 스포츠가 종교처럼 중시되는 분위기 등이 생도들의 교육과정을 통해 생생하게 소개된다.

웨스트포인트의 구석구석을 보여주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입생도들의 고민을 함께 다룬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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