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등 9개국, 반덤핑 막후 이견절충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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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개막이 3주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뉴라운드 협상에 반덤핑협정 개정 포함을 강력히 추진하고있는 한국 등 7개국은 18일 마이크 무어 사무총장의 중재로 미국 및 유럽연합(EU)과비공식 막후절충을 벌였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칠레, 브라질, 태국, 콜롬비아, 캐나다 등 7개국의 WTO 담당대사들은 이날오전(현지시간) 무어 사무총장을 면담, 뉴라운드 협상 의제에 반덤핑협정의 개정이 반드시 의제로 포함돼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전달했다.

이들 7개국 대사들은 미국이 의회의 반대와 철강업계 등의 강력한 로비 등 국내정치적인 이유로 상당수 회원국들이 개정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반덤핑 문제에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은 WTO의 설립취지인 무역자유화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라는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무어 사무총장은 "유념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이날 오후 각료선언문초안을 작성한 스튜어트 하빈슨 일반이사회 의장과 함께 미국과 EU 대표 등을 불러비공식 절충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 막후협상에서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반응을보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홍콩대사인 하빈슨 의장이 지난달말에 제시한 각료회의 선언문 초안은 `반덤핑과 상계관세에 관한 규정들을 명확히 하고 개선할 목적으로 협상을 시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피터 알가이어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기존의 반덤핑과 상계관세 협정과 관련된 제반 WTO 협정의 문제들에 관한 검토작업을 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2003년에 열리는 제5차 각료회의에서 이를 다룰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은 지난 13-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주요 21개국 각료회의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견지했으며 한국, 일본 등은 각료선언문 초안의 내용을 희석시키는 어떠한 제안도 수용할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하빈슨 의장은 막후 절충결과를 토대로 다음 주말까지 반덤핑과 농업을 비롯한 주요 협상의제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각료회의 선언문 개정안을 142개회원국들에게 제시할 계획이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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