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CEO공백 장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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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현대상선 사장이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현대상선의 경영권이 표류하고 있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지난 4일 사임 의사를 밝힌 金사장이 경영에 복귀하도록 설득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나 金사장은 측근을 통해 복귀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새 대표이사 선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17일 "鄭회장이 최근 金사장을 직접 만나 현대상선의 경영을 계속 맡아달라고 설득했으나 아직 확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金사장이 다행히 경영에 복귀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만 만일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 어쩔 수 없이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鄭회장이 金사장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안다"며 "金사장은 경영에 복귀할 의사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金사장은 현재 병원에 입원 가료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부와 일체의 접촉을 끊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주주총회.이사회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최용묵 현대엘리베이터 대표 등 2명의 등재 사내이사 중에서 대표를 선임할 경우 이사회 개최만으로 가능하나 이사회 외부에서 대표를 선임할 경우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먼저 이사 등재를 해야 하는 등 절차가 필요해 한 두달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벌크선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석중 부사장이 영업 총괄 책임자로, 최용묵 현대엘리베이터 대표가 관리지원 총괄 책임자로 선임돼 임시 투톱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 관계자는 "金사장의 뜻이 확인돼 후속절차를 밟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채권단과 미리 협의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새 최고경영자(CEO)를 선정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대상선측이 아직 그런 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남중.허귀식 기자n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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