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섬’가수, 북 어린이에 빵 주는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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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 10년은 나눔의 기쁨을 확인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북녘땅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을 하고 싶다는 꿈도 생겼고요.”

 ‘바위섬’을 부른 가수 김원중(53·사진)이 북한 어린이들에게 빵을 건네주는 사랑의 전도사로 변신했다. 2003년 시작된 ‘달거리 공연’ 수익금을 10년째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 데 쓰고 있다. 김씨는 1984년 데뷔 이후 ‘바위섬’과 ‘직녀에게’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80년대 대학가에서 인기를 얻었다. 90년 이후론 각종 공연으로 광주·전남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역량을 모으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가 북한에 보내는 돈은 어린이들이 먹는 빵 ‘옥류’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옥류는 평양 영양빵 공장에서 하루 1만여 개씩 생산되는 어린이들의 먹거리다. 잠시 활동을 접기도 했지만 ‘빵 공장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는 2010년 다시 통기타를 잡았다. 지난 세월 그의 공연을 관람한 팬들이 모은 돈은 6148만원에 이른다.

 그는 “매달 한 번씩 가수로서의 열정을 노래로 앓고 쏟아낼 생각에 시작한 공연이 소중한 의미를 갖게 돼 행복했다”며 “북한 아이들에게 빵을 차질없이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공연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가 가수임을 잊지 않기 위해 시작한 달거리 공연은 진화를 거듭해왔다. 초창기 통기타 위주의 공연이 클래식과 재즈 등을 망라한 종합문화공연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광주 지역의 유명 화가와 사진작가들의 전시회까지 맞물리면서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광주의 문화예술 수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인터넷 방송도 준비 중이다. 내년 3월 개국이 목표다.

 이달의 마지막 주 월요일인 오는 31일 오후 7시30분에는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올해 마지막 달거리 공연이 열린다. 이날 공연에선 올해 3월부터 모금한 1350만원을 대북 지원 사업을 하는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에 기부하는 행사도 갖는다. 이 돈은 영양빵 8만1412개를 만들 수 있는 액수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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