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오르간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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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여년의 역사, 가장 넓은 음역과 수만가지의 음색을 자랑하는 파이프오르간은 '인간이 만들어 신의 소리를 내는 악기''악기의 교황'으로 불린다. 바람으로 갖가지 모양의 수많은 파이프를 울려 소리를 낸다. 전기 송풍장치가 없을 때는 악기 뒤에서 사람이 직접 풀무로 바람을 일으켰다.

사용 목적이나 건물의 구조, 음향적 특성에 따라 수공업적으로 주문생산하기 때문에 같은 파이프오르간은 지구상에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수명은 보통 2백년. 건물에 붙박이로 만드는 게 특징이다. 물론 가정용 오르간이나 연습용 오르간도 있다.

나무로 된 악기 케이스는 울림통 역할보다 시각적 효과를 고려한 것이다. 먼지나 비바람, 쥐나 도둑의 침입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교회 오르간의 경우 악기 케이스는 좌우대칭형이 대부분이며 삼위일체나 신성한 도시(국가) 를 상징하거나 교회당의 종탑 모습을 한 것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건비의 상승으로 화려한 세부장식을 생략한 디자인이 많다. 악기 케이스 안에는 전면에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파이프들이 송풍장치와 연결돼 있다. 파이프에는 금속 파이프와 목재 파이프가 있다. 금속 파이프의 재료는 납과 주석의 합금이다.

파이프오르간이 교회나 콘서트홀에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무성영화 시대에는 극장에서 오르간으로 음향효과와 배경음악을 연주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파이프오르간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의 워너메이커 백화점에 있다.

시카고 스타디움에서는 8백28스톱짜리, 애틀랜틱 시티 컨벤션홀에는 1천2백스톱짜리 오르간이 있다.

독일에서는 교도소에도 설치돼 재소자들의 교화에 도움을 주고 있고 학교나 병원에도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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