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랜디 존슨, 완봉 역투

중앙일보

입력

9회초 투 아웃 주자 1, 3루.

구장안을 가득메운 관중들은 조심스럽게 경기를 주시했다. 자칫 하면 경기가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 볼 카운트 2스트라익 2볼에서 모든 시선은 마운드 위의 투수에게 쏠려 있었다. 거구의 투수는 힘차게 공을 뿌렸고 타자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랜디 존슨이 드디어 해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17일(한국시간) 뱅크원볼파크에서 벌어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1차전에서 랜디 존슨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2-0으로 승리,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존슨은 팀의 챔피언십 첫 승과 더불어 포스트시즌 7연패에서 탈출하는 두 배의 기쁨을 맛 봤다. 트레이드 마크인 삼진도 11개나 잡아냈다.

시작은 산뜻했다. 다이아몬드백스는 1회말 안타 두 개와 상대실책으로 가볍게 1점을 얻었다. 선취점을 얻은 존슨은 160킬로미터에 이르는 강력한 직구를 던졌고 브레이브스 타자들의 배트는 허공만 갈랐다. 존슨은 1회초 치퍼 존스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8회가 끝날때까지 볼 넷 한 개만을 내주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다이아몬드백스 타선은 5회말에도 루이스 곤잘레스의 적시타로 1점을 더해 호투하는 존슨에게 힘을 실어줬다.

반면 브레이브스는 9회초 마지막 기회를 무산시키며 아깝게 패퇴했다. 연속 2안타로 만들어낸 2사 1, 3루에서 4번 브라이언 조던이 맥없이 삼진으로 물러나 완봉의 수모를 당했다.

선발로 나온 그렉 매덕스는 7이닝 6안타 2실점으로 호투 했으나 존슨의 역투에는 못 미쳤다.

일격을 당한 브레이브스는 오는 18일 톰 글래빈을 내세워 설욕전에 나선다. 다이아몬드백스는 미겔 바티스타가 선발로 예고됐다. 장소는 1차전과 같은 뱅크원볼파크.

한편 김병현은 9회초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불펜에서 몸을 풀었으나 완봉승으로 끝이나 등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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