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여유', 현대 '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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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을 앞두고 한국시리즈 문턱에 성큼 다가선 두산(2승1패) 선수들은 다소 여유로운 반면 벼랑끝에 몰린 현대(1승2패) 더그아웃은 남은 2경기 승리에 대한 각오로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두산 톱타자 정수근은 1-3차전에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경기 직전 동료 장원진과 그라운드에서 배팅훈련으로 몸을 풀며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 등 대체로 밝은 표정이었다.

반면 1차전 승리의 주역인 포수 박경완 등 현대 선수들은 팀이 벼랑끝에 몰린탓인지 시종 굳은 표정으로 연습에 임했다.

다만 현대의 4차전 승리를 기원, 팬이 선물한 꽃바구니가 더그아웃의 팽팽한 긴장감을 다소 누그려뜨렸다.

0... 전날 벌어진 3차전에서 두산 승리의 숨은 공로자는 선수들 활약 못지않게 뜨거운 응원전을 펼친 관중들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돼 이채. 두산 김인식 감독은 "전날 벌어진 3차전에서 5회말 홍성흔의 솔로홈런이 터진후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선수들이 분발하는데 큰 힘이 됐다"며 1루 스탠드를 가득 메웠던 관중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현대 김용달 타격코치도 "두산이 홈구장의 이점을 살려 조직적인 응원을 펼쳐 우리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위축됐다"며 응원이 승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음을 인정했다.

0... `홈런왕국' 현대의 플레이오프 `무홈런 징크스' 극복이 4차전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정규시즌 동안 169개의 홈런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현대는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두산이 4개의 아치를 그리는 동안 장거리포를 단 1개도 쏘아올리지 못했다.

특히 `거포'로 유명한 지난해 홈런왕 박경완과 정규시즌 팀에서 가장 많은 28개의 홈런을 날린 퀸란은 3차전까지 무거운 방망이를 돌리며 빈타에 시달렸다.

현대 김재박 감독은 "파워히터들이 결정적인 한방을 때려줘야 하는데..."라며 좀처럼 터지지 않는 장거리포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0... 4차전 시구는 올해 두산 베어스기 야구대회 우승팀인 화곡초등교의 투수 장두영(6학년) 선수가 했다.

장 선수는 마운드에 올라 힘껏 공을 던졌고 시속 112㎞의 공은 두산 포수 홍성흔의 미트에 정확하게 꽂혔다.

한편 지난 7일 두산과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를 했던 미국프로여자골프(LPGA) 올해 신인상을 수상자 한희원(23)은 중앙 지정석에서 4차전 경기를 관람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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