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도 열차도 얼려버린 ‘성탄 추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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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3.6도까지 떨어진 24일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한강이 얼었다. 이는 지난해보다 21일, 평년보다 20일 빠른 기록이다. 한강 결빙은 한강대교 노량 쪽 2~4번째 교각 사이 상류 100m 부근이 얼어 강물을 완전히 볼 수 없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서울 영등포 수난구조대 대원들이 한강에서 철선으로 쇄빙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올겨울은 유난히 춥다.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의 아침기온이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낮은 영하 13.6도까지 떨어지면서 한강이 처음 얼어붙었다. 평년보다 20일, 지난해보다는 21일 빠른 것이다. 한강 결빙은 한강대교 노량진 쪽 2∼4번째 교각 사이 상류 100m 부근이 얼어 강물을 완전히 볼 수 없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지구온난화로 1980년 이후 12월에 한강이 결빙한 것은 이번을 포함해 네 번뿐인데 세 번은 1월이었다. 88년과 91년, 2006년은 한강이 얼지 않았다.

 이처럼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강추위는 새해 초 절정에 이를 것 같다. 또 다음 달 중순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24일 장기예보를 통해 “새해 1월에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추운 날이 많겠고, 저기압의 영향으로 지역에 따라 눈이나 비가 많이 내릴 때가 있겠다”고 설명했다. 1월의 전반적인 기온이 평년보다 낮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겠다는 예보다. 기상청은 특히 연중 가장 기온이 낮은 시기인 1월 상순의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대륙고기압이 확장할 때 서해안과 강원 산간지역 등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극지연구소 김성중 박사는 “올여름 북극해의 얼음이 많이 녹고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10~11월 시베리아에 눈이 많이 쌓였다”며 “세력이 커진 대륙고기압이 여러 차례 한반도로 밀려 내려오면서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파 피해 잇따라=강추위 속에 전동차가 멈춰서는 바람에 24일 출근길 시민들이 고통을 겪었다. 이날 오전 6시40분쯤 경기도 고양시 경의선 풍산역 승강장에서 서울로 향하던 전동차가 제동장치 이상으로 멈춰 섰다. 코레일 측은 일산∼백마 구간의 상하선 선로 중 하행 선로를 상하행선이 함께 이용하도록 임시 조치했다. 이로 인해 열차 운행이 20~30분씩 지연 운행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영하 17도의 강추위에 떨어야 했다. 열차운행은 1시간40분 만인 오전 8시20분쯤 정상화됐다.

 오전 9시45분쯤 인천 남구 용현동 재운사거리 인근 버스정류장에서는 시내버스가 브레이크 고장으로 앞선 버스를 들이받아 승객 주모(63)씨 등 10명이 다쳤다. 이날 서울상하수도사업소에 신고된 동파 사고만 180건이 넘었다. 부산에서는 올 들어 가장 많은 30건이 발생했다. 인천에서는 27건이 발생했고, 충북에서는 밤새 신고가 5건이 들어왔으며 전북에서도 10여 건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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