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20C 최고 女축구선수'中 쑨웬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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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여자 축구선수' 쑨웬(孫雯.27.사진). 미국 애틀랜타 비트에서 활약 중인 쑨웬이 중국 국가대표 6명이 포함된 전 소속팀 상하이 SVA의 한국 전지훈련에 합류, 지난 2일부터 국내에서 훈련을 하다가 9일 돌아갔다.

1999년 미국 여자월드컵 당시 준우승에 그쳤지만 골든볼(대회 최우수선수)과 골든슈(득점왕.7골.브라질 시시와 공동수상)를 거머쥐며 세계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던 그녀를 울산에서 만났다.

-미국과의 월드컵 결승전을 생각하면 아쉽지 않나.

"여자 축구에 그렇게 많은 관중이 온 것은 처음이었다. 머리와 가슴에 와닿는 게 많았다. 부담도 됐고 감격도 했다. 미국이 워낙 잘해 우리가 진 것이다."

-중국과 미국 축구의 차이는.

"중국은 선수들의 기교와 팀워크가 좋다. 반면 미국 선수들은 신체 조건과 체력이 우수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축구를 한다. 전반적으로는 저변이 넓은 미국 수준이 높지만 톱클라스 선수의 기량은 비슷하다."

-팀(애틀랜타)에 외국 선수는 많은가.

"브라질.독일.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아이슬랜드에서 온 선수들이 활약 중이다. 동양인은 나와 일본 국가대표팀 미드필더인 사와 호마레가 있다."

-한국 여자축구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어떤가.

"발전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일정한 선을 넘으려면 좋은 상대와 많은 경기를 치러봐야 한다. 북한은 최근 중국을 세차례나 꺾었다.한국도 북한처럼 착실히 훈련해 간다면 2003년께는 중국을 넘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세계 8강 안에 들면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얼마전 한국이 중국.브라질.일본이 참가한 여자대회(토토컵)에서 우승했는데(당시 중국선수 명단을 본 뒤).

"아는 선수가 세 명뿐이다. 나이를 보니 대부분 청년대표인 것 같다. 수비수 선치민은 상하이 SVA에서 뛰는 선수고, 진옌과 자오리훙은 미국 월드컵 때 주전 공격수와 미드필더로 뛰었다. 이 정도라도 상당한 기량을 갖춘 팀이며, 한국이 중국을 꺾었다면 잘한 것이다."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선수가 있나.

"이상형을 말하기 전에 미아(햄) 얘기부터 해야겠다. 사람들은 나와 미아를 비교하면서 팀 기여도보다는 개인 기술이 좋은 미아를 호나우두에 비유하곤 한다. 내 경우에는 지단이나 피구 스타일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피구를 좋아한다. 표현력이 뛰어난 선수며, 경기 풀어가는 능력도 탁월하다."

-무릎수술 경과와 향후 선수생활 여부는.

"지난해 12월 수술했는데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시즌 초반에 못뛰다 중반부터는 거의 다 출장했다. 대신 후반에 발목 부상으로 좀 빠졌다.오는 12월 아시아선수권이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은퇴해 공부하고 싶다. 하지만 (중국)축구협회가 반대하고 있다. 2003년 월드컵까지 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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