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서 꽁치 잡나" 어민들 한숨

중앙일보

입력

일본과 러시아가 내년부터 남쿠릴 수역에서 한국어선을 비롯한 제3국 어선들의 조업을 금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이곳에서 꽁치를 잡아온 국내 꽁치봉수망 업계는 "큰 피해가 우려된다" 며 걱정하고 있다.

이 곳에서 꽁치잡이를 해온 국내 20곳의 꽁치봉수망업체들은 당장 대체어장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서 남쿠릴 조업이 금지되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로 했다.

한국원양어업협회 관계자는 "러시아가 일본과 외교적 마찰을 빚어온 남쿠릴 열도 주변 수역내 한국 등 제3국 조업을 금지키로 합의한 것은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라며 "남쿠릴 수역에서 우리 어선의 꽁치조업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고 말했다.

원양어업협회 꽁치봉수망위원회 박희섭(선경수산 대표)위원장은 "올해 정부가 확보한 쿼터량 1만5천t 중 아직 1천여t을 더 잡아야 하는데도 러시아 정부가 허용하지 않아 못잡고 있다" 고 말했다.

朴위원장은 "일본이 한.일어업협정에서 합의한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 내 산리쿠 수역에서의 꽁치조업을 허가하지 않은데 이어 남쿠릴 열도에서의 한국어선의 조업을 방해하고 있다" 며 "대체어장을 마련하려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여도 될까말까하다" 며 한숨 지었다.

이에 따라 원양어업협회는 만일 남쿠릴 수역의 꽁치조업이 금지돼 정부간 쿼터 확보가 어려울 경우 민간차원에서 조업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남쿠릴 열도 수역에서는 1999년부터 우리나라 꽁치봉수망 어선 26척이 러시아 정부에 입어료를 내고 연간 2만여t의 꽁치를 잡아 국내 소비량의 30~40%를 충당해왔다.

올해는 우리 정부가 러시아로부터 1만5천t의 쿼터량(t당 입어료 57달러)을 확보, 꽁치봉수망 26척이 지난 7월 중순부터 조업을 시작, 1만3천9백여t을 잡았다.

원양산 꽁치는 국내 연안에서 잡히는 것보다 크고 맛이 있어 원양업계가 남쿠릴 열도와 일본 산리쿠 해역에서 주로 조업해왔다.

부산=강진권 기자 jk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