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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슈바이처 찾습니다” 이종호 회장, 1억 상금 성천상 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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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부친이 늘 강조했던 생명존중을 몸으로 실천하는 한국의 슈바이처를 찾습니다.”

 이종호(80·사진) JW중외제약 회장이 부친이자 창업자인 고 이기석 사장을 기리기 위해 성천상을 제정했다. ‘성천’은 이기석 사장의 호. 내년 상반기 첫 수상자를 선정해 8월께 시상식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수상후보는 국적 상관없이 국내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한 의사다. 상금은 1억원. 의료계 사회봉사 상금으론 국내 최대 규모다.

 서울 서초동 JW타워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그는 “의사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상이 절대 아니다”며 “사회적으로 귀감이 되는 의사를 찾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친의 생명존중 정신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1960년대 정부가 앞장서 대대적인 쥐잡기 운동이 진행됐습니다. 그 와중에 쥐약의 2차 독성으로 쥐를 잡아먹은 가축이 죽는 문제가 생겼어요. 그래서 우리가 2차 독성이 없는 ‘고양이표 후라킬’을 개발해 시장을 석권했는데, 부친이 ‘쥐도 생명인데 쥐약장사 그만하면 안 되냐’라고 하더군요. 71년 생산을 중단했죠.”

 ‘씨도둑은 못한다’는 말이 있듯 이 회장도 나이가 들면서 부친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적자나는 헤파린(혈액항응고제) 사업을 접자고 하죠. 그거 없으면 혈액 투석을 받는 환자들이 죽는데 어찌 그렇게 하냐고 돌려보냅니다.”

 지난해 8월 이 회장이 사재 2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최근 성천상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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