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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벽」에 갇힌 18억|아주 경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폭발하는 인구 년평균2·2%
세계의 인구32억. 그 가운데 반 이상이 넘는 18억의 인구가 모여 사는 아세아, 그것이 또 년 평균 2·2%의 비율로, 아니 곳에 따라서는 3%의 고율로 늘어나는 곳-. 작년에 우리한국은 이 아세아로 뻗어 나가려하고 있다.
인도지나반도 「정글」속 혈전인 월남전쟁에 우리한국군이 2만이나 나가 싸우고있고 한·일 경협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며 동남아일대와의 교역증진과 유대의 강화 등 우리 한국은 새삼스럽게 아세아 속에서 점점 크게 부각되려하고 있다.
박대통령의 2월 초순에 있을 동남아순방은 바로 아세아로 뻗어나가는 우리의 노력의 시발을 뜻한다.

<전란과 가난에 허덕이는 대륙>
폭발적인 아세아의 인구증가율은 구미선진국의 약 배이며 대륙의 한구석엔 전란이 계속되고 몇 나라들은 정정의 불안에 뒤덮여있다.
2차대전후 세계는 어느덧 그 운명을 이 아세아에 맡기게 된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동경·「방콕」·「싱가포르」의 화려한 근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세아대륙은 아직도 빈곤에 허덕이고있고 의욕적인 각국의 경제개발계획도 아직은 그 「빈곤의 벽」을 타파하지 못하고있다.
20세기 후반의 세계운명을 좌우할 이 지역의 개발을 위한 첫 시도로 아세아 개발은행의 발족이 연내로 예정되고 있는 것도 그 까닭이다. 아세아의 경제는 한마디로 인구증가율을 못 좇아가는 식량생산증가율에 표시되듯 「식량이 모자라는 농업국」의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에카페」역내 저개발국들의 인구의 7할 내지 8할이 농업에 의존(일본만은 3할 이하)하고있으며 이들 나라는 농업생산의 증가가 곧 국민소득의 증가와 직결되는 상관관계에 놓여있다.
이것이 바로 장차의 아세아지역경제가 직시해야할 중요사실이라고 「에카페」보고는 지적하고있다.
즉 경제개발의 제목표를 성급한 공업화에 두고있는 것이 각국의 공통적인 현상이지만 그것을 농업에도 두어야한다고 강조되고있다.

<각국이 다 같이 서두는 공업화>
공업화를 촉진할 수 있는 내자를 자국의 농업의 수익증가로 충당하는 방도를 강구해야 된다는 것-. 일본의 예는 19세기후반에서 20세기 전반에 걸쳐 평균농업소득의 12%가 저축되고 그 축적의 4분의1이 농업자체에 들려졌었다.
나머지 4분의3이 공업등 비 농업부문에의 투자로 돌려지고 이것이 일본경제의 근대화에 큰 역할을 해온 것을 그 실례로 들고있다.
자본금 천억불의 아세아 개발은행이 그 첫 투자대상으로 삼고있는 인도지나반도의 「메콩」강유역 개발계획이 유역내의 농업증산에 1차적인 목표를 두고있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다.
「에카페」당국이 건의하는 내용은 ①농업생산성의 개선으로 농업소득의 증가와 저축의 조출 ②농업수출수입의 개선으로 외화의 획득 ③농산물의 질적 개선과 보수적인 농민의 교육으로 농업을 일반적인 경제개발에 기여케 하라는 것이다.

<선진국 원조가 장내 유도할 듯>
이와 같은 「에카페」보고대로 각국의 경제개발계획이 조정되어 갈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겠지만 선진국들의 장내의 원조가 그것을 유도할 것은 틀림없을 것 같다.
아세아 각국에서 인구증가율 보다도 곡물생산의 증가율이 앞질러 올라가고 있는 것은 일본과 「실론」의 두 나라뿐이다.
우리 한국도 2%가 넘는 인구증가율에 비해 1인당 곡물생산증가율(61∼63년의 평균증가율)이 1%에 미달하여 역시 아세아적 「페단」에서 탈피를 못하고있다.
태국 「버마」 「파키스탄」 인도도 역시 마찬가지로 식량증가율이 인구의 그 것에도 못 좇아가고 있다.
이것이 아세아경제가 지니고있는 측면이고 앞으로 우리가 함께 겨루어 나가야할 실정이다.
1인당 5백89불의 최고율의 국민소득을 갖는 일본과 50불의 최하율의 「네팔」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역사와 전설과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 모여있는 곳이 바로 아세아인 것이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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