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윤경호 생애 첫 지역장사

중앙일보

입력

'모래판의 신사' 윤경호(27.신창)가 프로 입단 5년 만에 생애 첫 지역장사 꽃가마에 올랐다.

윤경호는 4일 전남 영암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1 세라젬마스타 영암장사 결정전에서 팀 동료이자 라이벌 황규연(26.신창)을 3 - 2로 제압, 1996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민속씨름에 입문한 이래 처음으로 지역장사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8강전에서 '들소' 김경수(LG)의 저돌적인 힘을 꺾고, 4강전에서 '봉팔이' 신봉민(현대)의 뚝심을 되받아친 윤경호의 기세는 결승에서 '귀공자' 황규연의 테크닉마저 무너뜨렸다. 윤경호는 한 수 위로 여겨지던 김경수.신봉민에게 모두 첫 판을 내준 뒤 2 - 1로 승부를 뒤집고 결승에 올랐고, 결승전에서도 첫 판을 내준 뒤 승부를 뒤집는 끈기를 발휘했다.

첫 판을 잡채기로 내준 윤경호는 둘째 판에서 기습적인 오금당기기를 성공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셋째 판에서는 끌어치기를 시도하는 황규연을 되치기해 전세를 역전시켰다.

2 - 1로 앞선 윤경호는 넷째 판에서 황선수의 잡채기에 무너져 2 - 2 동점을 이뤘으나 마지막 다섯째 판에서 장기전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기습적인 잡채기를 시도, 황규연을 모래판에 뉘어 상금 1천만원을 거머쥐었다.

99년 5월 삼척장사대회에서 백두급 정상에 오른 것이 유일한 우승이었던 윤경호의 이날 장사 등극은 모래판을 군웅할거의 시대로 몰아갔다.

1m87㎝·1백25㎏의 윤선수는 경남대 시절 '털보' 이승삼 감독으로부터 다양한 손기술과 장기전에 능한 테크닉을 전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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