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경제 국제 커피값 하락으로 위기

중앙일보

입력

가뜩이나 어려운 중남미 경제가 국제 커피값의 하락으로 휘청이고 있다.

중남미는 전 세계 커피 수요량의 60%를 공급하지만, 근래 커피값이 폭락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여러 종류의 커피값을 종합한 국제커피생산협회(ICO)가격은 1997년에 파운드(약 0.45㎏)당 2달러에 육박했으나 최근 0.4달러선까지 폭락했다.

이는 생산원가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커피값이 이처럼 급락한 것은 근래 작황이 워낙 좋은 데다, 베트남이 새로운 커피생산 강국으로 부상해 공급물량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기구인 커피생산국연합은 커피 수출물량을 20%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회원국들간에 이해관계가 엇갈렸고, 베트남은 회원국도 아니어서 결국 실패했다.

중남미 국가들은 대안으로 ▶커피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고급 브랜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마케팅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갑자기 커피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고, 브랜드 개발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면서 난관에 부닥쳤다.

브라질은 부가가치가 높은 커피 가공산업의 육성 계획을 마련 중이지만 가공된 커피는 수출장벽이 높기 때문에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아예 커피재배를 포기하고 다른 작물이나 축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에선 돼지 사육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농민들은 위혐을 무릅쓰고 마약재배에 나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