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최악 상황 피할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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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참사 이후 세계 경제를 뒤덮었던 불확실성의 안개가 점차 걷히고 있다.

미국의 보복공격이 아프가니스탄의 테러기지를 중심으로 장기간 이뤄지는 쪽으로 윤곽이 잡히면서, 경제가 최악의 시나리오에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란 안도감이 확산되고 있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기대 심리가 고개를 드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테러사태 때문에 실적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침체에 맞서고 있다.

◇ 미국 서비스업 회복 기대=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는 3일 9월의 NAPM 비제조업지수가 50.2로 3개월만에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테러사태 때문에 8월(45.5)보다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이 지수는 50을 넘으면 경기가 회복되고, 50을 밑돌면 위축될 것이란 의미를 갖는다. NAPM 비제조업분야 지수는 주로 서비스업으로 구성돼 전체 경기 동향을 반영하지는 못한다. 9월 NAPM 제조업지수는 47.0으로 제조업 경기 전망은 여전히 부진하다.

하지만 일단 미국경제가 테러사태 이후 최악의 고비는 넘긴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동 산유국으로 전쟁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가시면서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9.60달러까지 떨어졌다.

◇ "실적목표 달성 가능"=세계 최대의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체임버스 회장은 "최근 고객 주문이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며 "1분기(8~10월)중 적자를 볼 것이란 월가의 전망과는 달리 주당 2센트의 이익은 무난하다" 고 말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도 "테러 참사에 따른 손실에도 불구하고 올 순이익이 목표와 같이 11% 증가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낙관론에 힘입어 3일 뉴욕증시는 나스닥지수가 5.9%, 다우지수는 1.9% 상승했다. 4일 일본 증시도 281엔(2.8%)올라 1만대로 복귀했다.

◇ 내년 경기회복 예상=메릴린치증권의 수석 경제분석가인 매튜 히긴스는 "미국과 유럽 경기는 올 하반기 중 침체할 것이지만 내년에는 당초 예상보다 더 강하게 회복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1천억달러를 웃도는 재정지출과 감세정책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다" 며 "내년 2분기 성장률은 약 4.5%를 기록할 것" 으로 전망했다.

AOL타임워너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도 "테러 사건 이후 인터넷 등 미국 경기의 주요 부문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본다" 며 "머지않아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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