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베트남 무역협정, 美의회 비준 완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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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베트남간의 무역협정이 협상 시작 5년만에 미국 상원 비준을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미국 상원은 4일 새벽(한국시간) 미-베트남무역협정을 88-12로 가결했다.

이에따라 이 협정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 거치면 미국측의 절차는 마무리되고 베트남 의회의 비준만 남겨 놓게 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비준후 상원에 보낸 서신에서 "이 협정의 비준은 미국과 베트남 관계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베트남의 시장개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 협정에 대해 빠른 시일안에 서명할 것"이라며 "이 협정이 베트남의 인권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 상원은 그러나 이날 함께 상정된 베트남에 대한 '인권법안'은 처리하지 않았다.

상원 관계자들은 지난달 6일 하원에서 410-1의 압도적인 다수로 가결된 '베트남 인권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무역협정의 비준을 통해 베트남의 인권을 증진시키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아 인권법안은 베트남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차기 회기에 논의하기로 했다.

이러한 상원의 인권법안 처리보류는 법안 하원통과후 베트남측의 강력한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11월중 예정된 베트남의회의 미-베트남무역협정 비준은 어려움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측은 이 인권법안이 베트남의 내정을 간섭하고 베트남인들의 자주를 구속하는 법안이라고 주장, 이 법안이 상원에서 치리될 경우 무역협정을 비준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었다.

응웬지니엔 베트남 외무장관은 "미국이 인권법안에 대해 새로운 태도를 보일 경우 빠른 시일안에 무역협정안을 비준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지난 97년부터 협상이 시작돼 지난해 7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서명된 무역법안은 협상 5년만에 빛을 보게 됐다.

이에따라 미국은 수교국이면서 지금까지 유일하게 정상적인 무역관계를 맺지 않았던 베트남과 26년만에 정상적인 무역관계를 실현하게 된다.

뿐만아니라 지금까지 25-50%로 돼 있는 베트남 상품의 미국통관세율이 4%로 크게 낮아지고 베트남의 시장개방도 급속해 질 것으로 기대되며 베트남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의 미국 수출도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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