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오빠' 유승준 화보집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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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만난 주인공들은 우리들 자신이라고 착각하며 우리는 성장했다.

'젊은이의 양지' 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탐내다 파멸을 맞은 몽고메리 클리프트, 돈 한번 펑펑 쓰고 싶어 친구를 죽이는 '태양은 가득히' 의 알랭 들롱, 그들은 우리들의 초상화였다. " 자전소설 『헐리우드키드의 생애』에서 소설가 안정효는 이렇게 고백했다.

자신이 10대 시절을 보낸 1950년대 말을 "불결한 환경 속에서 어른이 될 준비를 했던"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분명 가수 유승준의 사진화보집 『INFINITY』의 독자층일 이 시대 10대들은 안정효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행스럽다.

'이 시대의 몽고메리 클리프트, 알랭 들롱' 이자 우상인 유승준이 서구의 대중스타들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INFINITY』는 고품위 사진집이다. 흑백사진이 주조인 이 책은 그간 선보였던 대중스타 화보집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감각이 뛰어난 사진작가 김중만의 사진도 안정감이 있다.

일본 미야자와 리에의 『산타페』처럼 필요한 투자는 아끼지 않은 흔적도 역력하다. 시원한 바다, 깊은 숲 등 대자연을 무대로 한 사진들은 유승준의 건강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살리는 배경으로 성공하고 있다. 의도적인 선정적 앵글의 사진은 단 한컷도 없어 대중스타 화보집의 한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정도라면 10대들 젊은 시절의 기억을 위한 효과적인 소도구로 추천할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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