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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몰랐던 동해·서해·남해|해도·조류·말무리의 새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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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면이 바다에 연한 우리는 너무도 바다를 모르고 있었다. 5대양에 그 세력을 떨치고 있는 일본은 평화선을 넘어 왔는데, 우리는 아직 우리 바다의 깊이도 잘 모르는 엉터리 해도를 지침 삼아 배를 움직이고 있다. 해류의 방향도 모르고, 바다 깊이도 잘 모르는 우리는 우리 바다에 어떤 말무리(조류)가 자라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다음 연구 결과는 「우리는 너무도 무지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데 족할 것이다.

<해도>
해도 상에 나타난 우리 나라 연안의 수심이 실제와는 엄청나게 틀린다는 것이 밝혀졌다. 국제「구로시오」(흑조) 조사계획에 따라 지난 8월 남해 전역을 조사한 교통부 수산국 해양과는 그밖에 대한 난류가 제주도 동쪽에서 사행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전혀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 주말 수산진흥원에서 열린 「유네스코」 주최 해양과학 「심포지엄」에서 이석우 해양과장이 밝힌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①여수 앞 바다 소리도로부터 일본 오도 열도사이에서 음향측심의로 수심을 잰 결과 해도에 나타난 것과 4「미터」 내지 45「미터」나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수심 1백「미터」로 알려졌던 부분이 45「미터」나 더 깊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해저지형 조사를 전면적으로 다시 해야할 것 같다.
②지금까지 따뜻한 대한난류는 일본 서해안을 거쳐 올라와 거의 직선「코스」로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로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조사결과 이 난류는 제주도 동쪽까지 북북서로 올라오다가 거기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소위 사행현상을 보이고 이에 따라 제주도 동쪽 1백「킬로」해역에 온도가 높은 좌선와동이 있음이 밝혀졌다.
사행과 와동현상은 근방의 기상관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외국에서는 많이 밝혀져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 발견된 것이다.

<밀물·썰물>
목포항의 밀물과 썰물 예보가 새해부터 나오게 됐다. 밀물·썰물의 시작 시간과 끝 시간, 그리고 유속 등을 매일매일 상세히 적어 놓은 이 예보는 새해부터 국제조석표에 오르게 되어 국내 선박은 물론 외국의 배에 큰 도움이 되게 됐다.
교통부 수로국 해양과 기술진이 조사한 자료에 의해 매년 1년치씩 나오게 된 이 예보에 의하면 66년중 목포항에 밀려들 밀물 중 최고 속도는 1월8일의 6.8「노트」, 썰물 중 최고 속도는 10월16일의 9.5「노트」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국제조석표에는 인천·여수만이 올라 있었을 뿐이지만 외국에서는 항구 입구에서 조류신호까지 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조석 예보가 나옴으로써 목포항을 출입하는 배는 앞으로 항해 시간을 단축시켜 안전한 입·출항을 할 수 있게 됐고, 근방에 「댐」같은 공사를 할 때의 참고자료로서, 또는 근방의 조류상황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됐다.

<바닷말>
우리 나라 연해에 있는 바닷말(해조)은 모두 4백가지가 넘으며 분포상은 전에 알려져 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 해방 당시 유명한 일인 학자 강촌씨는 1백60여종의 해조가 한국 연안에 있다고 밝혔었으나 그 후 점차 그 종류가 많아져 현재에는 3백여종의 해조가 있는 것으로 추산돼 왔었다. 그러나 부산 수산대학의 강제원(40)교수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해조는 4백여종(정확한 숫자는 현재 집계중임)이나 되며 그 분포상도 종래의 학설과는 다름이 밝혀졌다.
지금까지 우리 동해안의 해조 분포상은 마치 일본의 북해도 동안과 비슷하게 주로 한류의 영향권속에 들어 있다고 알려져 왔다. 일본 학자 강촌씨는 이러한 학설을 내세워 우리 나라 해조분포상을 세계 해조분포도의 일본구 속에 포함시켰었다.
강교수의 의견은 이와는 반대다. 월말까지는 우리 해조의 종류·분포 등 모든 자료가 분석 완료되리라는 강교수는 『우리 동해안의 해조상은 일본 북해도의 동안보다는 그 서안과 비슷하여 순전히 한류 영향보다는 상당히 난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남해안의 해조상도 이상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해방전 원산 앞 바다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된 「듀몬티아·심플렉스」란 바닷말은 그 후 일본 북부 바다에서도 발견되어 한류성 조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강교수는 이 해조가 우리 나라 남해안에 많이 퍼져있음을 발견했다. 또 일본에서는 북해도 한류지대에서만 발견된 뜸부기(팰베티아·라이티) 란 해조는 우리 나라 남해 일대에 널리 퍼져있어 전남 바닷가 지방에서는 제삿 나물로 쓰고 있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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