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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식모가 농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식모의 농간에 경찰이 감쪽같이 속아 혐의가 전혀없는 다른사람을 사기혐의로 구속, 검찰에 송치했으나 열흘만인 3일하오 그 식모가 경찰에 잡혀 진범으로 밝혀짐으로써 경찰의 수사「미스」를 스스로 드러냈다.
3일하오 4시쯤 서울청량리경찰서는 서경자(가명·19·전북정읍군·식모)양을 청량리역앞 모금은방에서 여자용 금장식허리띠를 팔려는 순간 체포했다.
취조결과 서양은 전에 식모로있던 서울종로구권농동187의7호 이영숙(39)씨의 집에서 지난달 13일하오 7시쯤 주인 이씨가 외출한틈에 여자용 금장식허리띠 1개, 여자용시계 l개, 양복지 치마저고리한벌, 양단치마하나, 속치마하나, 흰색「스커트」등 도합 5만여원 상당의 물품을 훔쳤음이 밝혀졌다.
이날밤 주인 이씨의 추궁을 받은 서양은 『이북사투리에 열굴이 검고 「파머」머리에 검정 치마저고리입은 키큰여자가 주인의 심부름왔다고하면서 물건을 싸달라기에 화장품보자기에 모두 싸주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지난달 14일상오 이 신고를 받은 종로경찰서는 인상착의가 비슷한 손경옥(51·종로구인의동)여인을 이날 하오 4시쯤 검거 식모 서양과 대질신문시켰는데 서양은 『저여자가 틀림없다』고 주장, 손여인이 계속 혐의사실을 부인했고 또한 방증이 될만한 장물하나도 발견하지 못한채 식모의 증언만을 일방적으로 믿고 손여인을 지난 22일 서울지검에 사기혐의로 구속송치해 버렸다.
한편 청량리경찰서는 서양에게서 모든 장물일체를 압수했는데 억울하게 절도로 몰린 손여인은 현재 미결수로 서울교도소에 수감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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