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무섭다 김·경·호 … 세졌다 김·정·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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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요한, 이경수, 까메호, 김희진, 박정아, 알레시아.

올 시즌 프로배구의 중심엔 ‘김경호’와 ‘김정아’가 있다. 남자부 LIG손해보험의 김요한(27)-이경수(33)-까메호(26·쿠바),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김희진(21)-박정아(19)-알레시아(25·우크라이나)가 이루는 강력한 삼각편대가 초겨울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LIG의 ‘김경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퍼즐을 채웠다. 대형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은 까메호가 가세해 김요한-이경수 쌍포가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LIG는 이름값에서부터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8일 현재 김요한은 서브 7위, 이경수는 리시브 5위, 까메호는 블로킹 1위·득점 4위 등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공격 부문 상위권에 올라 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게 장점이다. 이경석 LIG 감독은 "김요한과 이경수는 마음가짐이 예전과 다르다. 다재다능한 까메호도 ‘한국 스타일’에 적응하면서 제 실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호’를 지원해줄 세터가 문제다. 경험이 부족한 세터 이효동(23)의 경기 운영은 기복이 심하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박희상 MBC SPORTS+ 해설위원은 “LIG 공격진은 6개 팀 중 독보적이다. 세터와의 호흡만 안정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BK기업은행의 ‘김정아’는 지난 시즌과 같은 얼굴이지만 훨씬 더 예뻐졌다. 센터 김희진은 런던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경험을 쌓았고, 박정아는 레프트를 전담하며 자기 포지션을 찾았다. 2년차 외국인 선수 알레시아는 한국 무대에 완전히 적응했다.

 변화는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득점 부문에서 알레시아가 4위, 박정아가 7위, 김희진은 8위에 올라 다른 팀들을 압도하고 있다. 화력이 강해진 덕분에 지난 시즌 4위에 그쳤던 IBK는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도희 MBC SPORTS+ 해설위원은 “IBK는 다른 팀과 달리 키 크고, 공격력이 강한 ‘옵션’이 많다”고 평가했다.

 베테랑들이 공격진을 받쳐준다는 점도 든든하다. 주장을 맡고 있는 세터 이효희(32), 올 시즌 새로 합류한 29살 동갑내기 남지연(리베로)과 윤혜숙(레프트)이 팀에 노련미를 불어넣었다. 선배들이 서브 리시브 등 수비를 잘해주자 ‘김정아’는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이정철 IBK 감독은 “공격진만 특별히 발전했다기보다는 플레이가 안정을 찾다 보니 팀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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