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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감염 LA 한인 77명

미주중앙

입력

#한인남성 A(24)씨는 어느 날 고열과 함께 목이 아프고 전신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구토도 예사였다. ‘혹시’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할리우드 인근 게이 바에서 처음 만난 백인 남성과의 원나잇 스탠드…. 혈액검사 결과는 청천벽력. HIV 양성반응이었다.

‘에이즈 경각심의 달(AIDS Awareness Month)’인 12월을 맞아 LA 카운티 공공보건국이 에이즈 관련 통계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까지 HIV 양성반응을 보이거나 에이즈에 감염된 LA카운티의 한인은 77명이었다. 아태계 감염자는 1791명으로, LA 카운티 전체 감염자 7만310명의 약 2.5%를 차지했다. 필리핀계가 509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인은 베트남(408), 일본(169), 중국(163), 태국(142), 캄보디아(86)에 이어 7번째로 많았다. 하와이안(37), 인도네시아(34) 등이 뒤를 이었다.

인종별로는 백인이 3만328명(43%)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히스패닉(2만3695명ㆍ34%)과 흑인(1만3244명ㆍ19%) 순이었다.

한인 통계가 나오면서 에이즈에 대한 한인 커뮤니티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시안퍼시픽커뮤니티 에이즈예방단체(APAIT)의 스티브 차 건강교육 디렉터는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HIV·에이즈하면 무조건 죽는 불치병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크게 잘못된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차 디렉터는 “에이즈는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만성질환”이라며 에이즈 환자들에 낙인을 찍는 듯한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며 에이즈는 HIV 감염으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이다.

팬아시안커뮤니티서비스의 다이애나 리 프로그램 매니저도 “전국적으로 아시안의 HIV 감염율이 폭증하고 있다”며 “유독 한인들이 HIV 검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검사 자체를 거부하는 게 태반”이라고 우려했다. 리 매니저는 “양성반응 한인들은 친구 뿐 아니라 가족으로부터도 따돌림을 당하는 사례가 많은데,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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