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출판] '잘 찍은 사진 한 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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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은 사진 한 장/윤광준 글.사진,웅진/1만2천원

사진 잘 찍는 요령을 담은 매뉴얼이다. 그러나 이 책은 글도 잘 쓰는 저자의 힘 때문에 읽는 재미까지 일부 곁들이고 있다.

이를테면 책 중간 글 한꼭지의 제목이 '바보같은 년'이다. 제목은 과격하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다.

사진이야말로 한 컷의 이미지로 그 시절을 증언해준다는 것, 그러나 한 여자 후배가 성형수술 이전에 찍어둔 사진을 증거인멸 차원에서 찢어버린 결심을 예로 들며 그것을 못내 아쉬워하는 내용이 구수하게 전개된다. 그것은 "기억의 입구를 막아버린" 어리석은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누드 사진을 설명하면서도 저자는 젊었을 적 자신의 아내 몸을 찍어둔 얘기도 곁들이는 방식의 서술을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사진 찍는 매뉴얼로서 부실하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요령부득의 설명 때문에 보고 또 봐야 하는 기존 책들이 주는 불편함과 달리 간략한 설명들이 귀에 쏙 들어온다.

윤광준은 최근 1~2년 새 실용서적 두 권을 펴낸 바 있다. 오디오 정보를 담은 '소리의 황홀', 생활명품들의 이야기인 '윤광준의 생활명품 산책'등이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현재 성결대 겸임 교수이기도 한 그는 사진작가가 본업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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