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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들 소행으로 결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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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양구=본사 김경욱, 주섭일, 이종완, 춘천주재 이운기자] 속보=양구 김두표중령 일가족 몰살 기도사건을 수사중인 군·경 합동수사반은 거의 북괴무장간첩들의 소행이 틀림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반의 한 수사관은 00사단65연대7중대 수색대원 지양희(25) 하사가 지난 5월중순 월북한바 있는데 북괴간첩들이 남파 전술을 바꿈에 따라 전기 지하사를 침투시켜 내용을 잘아는 고급장교 살해의「테스트·케이스」로 살해하게 한것이 아닌가 하는데에 수사의견이 일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중령이 65연대에 부임한 것이 지난 4월이었으며 지하사가 월북하기 전에 현리2반 김중령 집에 전세를 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수사반은 범행에 사용된 탄피가 소제였는데, 지금까지 나온 소제권총실탄은 탄피에 제작년도가 새겨져 있었으나 이번 실탄은 제작년도가 없는 것으로 보아 최근에 만들어진 실탄이 틀림없고, 산속에 버려진 내복이 남한에서는 볼 수 없는 북괴제품이었다는 점, 그리고 피우다버린 담배가 북괴제 꽁초였다는 점등을 지적하고 북괴간첩의 소행이 틀림없다고 말하고 있다.
육군 수사당국은 26일 상오 현재 수사자료를 종합,「간첩소행」이라는 결론을 얻고 김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했다.
현지 수사관들은 김중령 개인에 대한「원한관계」가 있는지를 다각도로 수사해 봤으나 그에게 크게 원한을 품을 만한 주위인물이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김중령이 사건나기 전날인 23일 아침8시 부연대장실에서 연대 PX관리하사관인 권태원중사를 불러다가 1만2천원가량의 적자운영을 한 점을 꾸짖고 발길로 두서너번 걷어찼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나, 기합을 받은 권중사는 그날 주변하사관을 맡아 부대를 이탈한 사실이 없으며 사건직후(24일 새벽2시) 비상소집때도 나와 있었다는 점, 더구나 그의 평소 성품이 온순했던 것 등으로 미루어 권중사에 대한 혐의는 완전히 벗겨졌다는 것이다.
수사관들은 장교들이 많이 사는 현리 마을에서 하필이면 부연대장인 김중령을 골라 해쳤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괴한들이 그날밤 현리 마을뒤 1백「미터」거리에 있는 고지에서 망을 보다가「지프」를 타고 집에 들어가는 장교를 보고 해치기로 결심했을 것이며, 특히 특정인 김중령을 처음부터 살해 대상자로 지목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추리하고 있다. 범인은 4명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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